커서 알게 된 치킨과 부모님 사랑

2024년 12월 25일   정 용재 에디터

어릴 적 치킨을 시키면 부모님께서는 항상 한두 조각만 드시곤 하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부모님이 자식들을 더 먹이기 위해 그러시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자식들을 위한 희생’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고, 부모님의 사랑을 그런 모습 속에서 느끼곤 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부모님의 행동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이제 내가 어른이 되어 치킨 한두 조각을 먹게 되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물리고 맙니다. 특히 양념이 된 치킨은 더 그렇습니다. 30대가 되었을 때 이미 이런 경험을 했었고, 40대가 된 지금은 그 감정이 더욱 공감이 됩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 부모님이 적게 드셨던 이유는 단순히 자식을 위해 희생하셨던 것이 아니라, 어쩌면 본인들도 치킨을 많이 먹기에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사랑의 표현이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이제는 그 마음이 이해되면서도 미소를 짓게 됩니다.

부모님의 작고 사소한 행동들 속에서 느껴졌던 사랑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다른 관점으로 새롭게 이해되곤 합니다. 이제는 그 당시의 부모님처럼, 나도 누군가를 위해 더 많이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