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악대장이 자판기를 부숴버린 이유

2024년 12월 26일   정 용재 에디터

군악대 생활 중 벌어진 한 사건은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먹던 중 군악대장이 나타나 재빠르게 비켜주었는데, 그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자판기를 발로 차며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행정장교가 이를 막기 위해 다가왔지만, 군악대장의 힘이 너무 강해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주변의 간부들이 달려들어 가까스로 사태를 진정시켰고, 사건의 원인을 들어본 결과 얼떨떨한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군악대장은 대대장과의 회의 도중 격분해 대대장을 두들길 수는 없어 대신 자판기를 부수며 분노를 표출한 것이었습니다. 대대장과의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의 행동은 이후 다른 부대에 전출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여파로 필자는 한동안 좋아하던 자판기 커피를 마실 수 없었습니다. 사건 이후 1달 동안 자판기 수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건은 군대에서만 있을 법한 황당한 해프닝으로 남아 모두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