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를 잘못 뽑아서 멸종된 생물 jpg

2024년 12월 29일   정 용재 에디터

1870년대 미국 서부로 농사지으러 온 사람들에게 지옥을 선사했던 로키산 메뚜기 이야기는 한편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한다. 당시 미 서부 지역 농사꾼들에게는 메뚜기 떼가 재앙 그 자체였다. 이들은 농작물을 순식간에 휩쓸어버리며, 농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결국 메뚜기와의 싸움에서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패배했고, 당시 이 지역은 포기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놀랍게도, 12조 마리에 달하는 엄청난 숫자의 메뚜기 떼는 1900년대 초, 갑자기 사라졌다. 이는 당시 사람들에게 큰 미스터리로 남았다. 이후 연구자들은 로키산맥 근처 빙하 아래에서 지층처럼 쌓여 있는 메뚜기 시체들을 발견했고, 이는 멸종의 단서를 제공했다.

멸종 원인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평원 간척 사업과 서식지 파괴로 예측되었지만, 30년간의 서식지 파괴에도 불구하고 멸종이 일어나지 않았던 점은 의문으로 남았다. 연구자들은 메뚜기 떼의 독특한 이동 경로와 습성을 살피며 답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메뚜기 떼는 선두 무리를 따라 이동하며 먹이를 찾아다녔는데, 선두 무리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유기물을 먹어치우며 나아갔다. 문제는 뒤따라오는 메뚜기들에게 충분한 먹이가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뒤처진 메뚜기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며 이동이 어려워졌고, 결국 집단적으로 약화된 것이다. 이런 습성이 결국 메뚜기 떼의 멸종을 초래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결국, 로키산맥과 주변 지역의 극한 환경과 인간 활동이 겹치며 메뚜기 떼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었다. 이 사건은 자연 생태계의 균형과 인간 활동의 영향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사례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