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상남도 창녕군의 문화재로 지정된 ‘문호장 발자국 사당’은 오랜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온 전설을 품고 있다. 관에 억압받던 평민들의 편에 섰던 영웅 혹은 초인적인 존재로 알려진 문호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신화적 인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 이 발자국은 놀랍게도 중생대 백악기에 살던 거대한 공룡의 화석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한국의 지질 다양성-동부 경남편]에서는 이 발자국이 거대한 용각류 공룡의 흔적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약 360여 년간 전설로 전해 내려왔던 이 유적은 사실, 당시 호수가 있었던 지역에 거대 공룡이 남긴 발자국이었다. 호수의 부드러운 퇴적물에 남은 발자국이 단단한 암석으로 굳어진 결과물이었다.
해당 연구는 공룡 발자국 화석을 고해상도로 스캔하여 세밀하게 분석한 결과, 지금의 경상남북도를 아우르는 내륙호였던 당시의 환경을 구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었다. 용각류 공룡들은 이 호수 주변을 서식지로 삼았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 발자국을 오랜 시간 신성하게 여겨 매년 단오날 제례를 올렸다. 현재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지만, 지역사회는 이 유적을 여전히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간주하며 보존하고 있다. 전설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과학적 발견으로 이어지며, 문호장 발자국은 또 다른 형태의 신비를 더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