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에게 고문당한 일본인

2025년 1월 16일   eunjin 에디터

한국 영화가 일본 배우를 설득하다 – <곡성>의 쿠니무라 준

영화 <곡성>에서 외지인 역할을 맡았던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 그가 이 영화에서의 경험을 회상하며 밝힌 이야기는 일본 영화계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다. 촬영 당시 60대였던 그는 고관절 통증으로 달리기조차 힘든 상황이었지만, 나홍진 감독은 산에서 추격 장면을 반복적으로 촬영했다. 햇빛의 각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몇 날 며칠 동안 같은 장면을 찍었고, 그 과정에서 쿠니무라 준은 감독의 집요함에 감탄과 경악을 동시에 느꼈다고 한다.

일본 영화계에서는 예산을 아끼기 위해 장면을 최소한으로 찍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 영화에서는 감독의 만족이 최우선이다. 나홍진 감독은 장면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 촬영했으며,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가 그의 열정에 동참해야 했다. 추운 날씨에 폭포 맞는 장면을 찍는 것은 물론, 철원까지 올라가서 촬영을 감행했다. 쿠니무라 준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한국 영화의 진면목을 느꼈다고 한다.

촬영 중 나홍진 감독이 다이소에서 다이조부(괜찮아)를 반복하며 쿠니무라 준을 격려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는 단순히 촬영을 넘어 한국 영화의 열정과 집념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쿠니무라 준은 이 모든 과정을 지나며 한국 영화의 에너지를 느꼈고, 결국 영화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었다.

그는 나중에 한국 영화가 가진 힘의 원천이 감독과 배우, 그리고 스태프들의 헌신적인 노력임을 깨달았다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작업 환경 속에서도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한국 영화계의 저력을 목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