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의 문신이자 대식가로 이름난 이국돈은 음식 문화를 둘러싼 웃음과 교훈을 동시에 남긴 인물로 유명합니다. 그는 “사람들이 풍년이면 음식을 아끼지 않고, 하루 먹을 양을 한 번에 먹어치우니 문제다”라고 지적하며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을 풍자적으로 기록했습니다. 그의 기록은 현대인의 식사 문화와도 연관지어 생각해 볼 만한 주제를 제공합니다.
또한 조선 후기, 명의 사신으로 갔던 이정구는 명나라의 재상 집에서 초대받아 식사했으나, 재상 가족들이 지속적으로 음식을 대접하자 결국 참지 못하고 “여기 사람 밥도 안 주네”라며 밥을 지어먹고 돌아갔다는 일화로 웃음을 자아냅니다. 이 이야기는 당시 사대부와 외국 사신들 사이의 문화적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조선의 홍길동으로 불렸던 대식가 홍길동은 하루 진관사에서 열댓 끼를 대접받고도 음식을 부족하다며 추가로 요구했던 일화가 기록에 남아있습니다. 그는 떡, 국수, 생선구이, 찜, 회, 술 등으로 이루어진 푸짐한 식사를 하고도 “이 정도로 어떻게 버티겠느냐”며 불평했다고 전해집니다. 이러한 일화들은 조선 시대 사람들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당시 식문화의 풍요로움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한편, 조선의 백성들 역시 대식으로 유명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 사람들은 밥을 먹는 것을 큰 복으로 여긴다”는 기록을 남겼으며, 하멜 역시 “조선인들은 많이 먹기를 좋아한다”고 적었습니다. 류큐국 사람들이 조선을 방문했을 때도 조선인의 식사량에 감탄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큰 복숭아를 내면 10개를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50개를 먹는 사람도 있었다는 이야기는 조선의 미식 문화가 얼마나 다양했는지 보여줍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단순히 웃음거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에게 음식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심어주는 데 기여했습니다. “밥을 남기면 죄가 된다”는 철학이 담긴 조선의 식문화는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