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여수시에 위치한 여수 마래 제2터널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차량 통행용 자연 암반 터널이다. 1926년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이 터널은 원래 수탈한 식량을 운반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일반 차량도 통행할 수 있는 도로로 활용되고 있다. 총연장 640m 규모의 이 터널은 입구만 보면 일반적인 터널과 다를 바 없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대부분의 터널이 매끄러운 콘크리트로 마감된 것과 달리, 이곳은 거친 암반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옛날에는 신호등이 없어 일방통행 방식으로 운영되었고, 터널 중간중간에는 차량을 정차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했다. 하지만 현재는 신호등을 통해 차량이 교대로 통행할 수 있도록 조정되고 있다. 2004년 등록문화재 제116호로 지정된 이곳은 단순한 교통시설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여수 마래터널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과거에는 조명이 전혀 설치되지 않아 어두컴컴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이 때문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때는 야간에 이 터널을 통과하는 운전자들이 긴장해야 한다는 농담이 오가기도 했지만, 현재는 조명이 설치되어 그런 이야기는 점점 사라졌다.
하지만 이 터널을 처음 지나가는 사람들은 여전히 당황할 수 있다. 좁은 공간과 거친 암반이 주는 압박감, 그리고 길게 이어진 곡선 구간이 일반적인 터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마치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점도 독특한 경험으로 남는다.
이처럼 여수 마래터널은 단순한 교통시설을 넘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여행 중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한 번쯤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