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불났을때 호흡하는 방법

2025년 2월 5일   정 용재 에디터

1982년 기상천외한 특허의 정체

최근 인터넷에서는 한 남성이 긴 빨대를 변기에 집어넣고 공기를 불어넣는 듯한 그림이 화제가 되었다. 특히 그림 속 초록색 물건이 실제로 존재하는 특허품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이 기묘한 장치의 정체는 바로 1982년에 특허를 받은 ‘신선한 공기 호흡 장치’다. 미국의 Williams Holmes가 개발한 이 장치는, 연기로 가득 찬 방 안에서도 화장실을 통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변기의 물받이에 삽입되어 하수관과 연결된 벤트 파이프를 통해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즉, 건물 내부의 오염된 공기 대신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빨아들여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장치였다.

인터넷에서 이 특허가 재조명되며, 네티즌들은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았다. 처음에는 변기가 막혔을 때 공기를 불어넣어 뚫는 장치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해당 특허를 자세히 살펴보면, 오히려 연기가 가득한 환경에서 깨끗한 공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생존용 장치라는 점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이 장치는 실제로 유용했을까? 당시에는 연기가 심하게 차는 건물 화재 상황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이 특허는 화재 발생 시 안전한 공기를 제공하는 대책으로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기를 이용한 공기 공급 방식이 보편화되지 못한 이유는, 아무리 신선한 공기라도 하수관을 통해 나오는 공기를 마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실용성과 위생 문제로 인해 거의 사용되지 않는 기술이지만, 기발한 발상 하나로 특허를 받은 사례라는 점에서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다. 과거의 기상천외한 발명품을 보면,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인간의 창의력이 어떻게 결합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때때로 ‘기묘한 발명품’ 속에서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