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을 사랑했던 김유신의 극단적 선택

2025년 2월 5일   eunjin 에디터

 

김유신과 말목 자른 이야기, 충절인가 극단적 행동인가?

신라의 명장 김유신(595~673)은 삼국통일의 주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젊은 시절을 둘러싼 흥미로운 일화가 전해진다. 바로 ‘말목 자른 사건’이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고사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고려 시대에도 언급될 만큼 후대까지 회자된 일화다.

김유신은 젊은 시절 기생 천관녀를 무척 사랑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신라의 장군으로서 품위를 지켜야 한다며 그를 꾸짖었고, 결국 김유신은 천관녀를 만나러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어느 날 술에 취해 말을 타고 가던 중, 그의 말이 무의식적으로 천관녀의 집으로 향했다. 이에 분노한 김유신은 자신의 결심을 지키기 위해 칼을 뽑아 말의 목을 베어버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고려 시대 문신 이공승(1099~1183)이 남긴 평가에서도 언급된다. 그는 장충군 천관사(기생 천관녀를 기리는 사찰)에 대해 언급하며 “말이 똑똑해서 자주 가는 길을 갔을 뿐인데, 뭐가 문제냐고 말을 죽여버렸다”는 평을 남겼다. 이는 단순히 충절을 위해 단호한 결단을 내린 행동이 아니라, 다소 극단적인 대응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역사적으로 이 사건은 충성과 절개를 상징하는 이야기로 남아 있지만, 현대적인 시각에서는 김유신의 행동이 다소 과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가 당시 사회에서 요구되는 도덕적 기준을 따르려 했던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감정의 분출이었는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