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중국집 간짜장 레전드

2025년 2월 7일   eunjin 에디터

시간이 멈춘 듯한 동네 중국집, 3,500원 간짜장의 향수

도심 속에서도 과거의 향수를 그대로 간직한 가게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한때 동네마다 하나씩 자리 잡고 있던 중국집들은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세월을 거스르며 존재하는 곳이 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그 옛 감성을 간직한 중국집, 그리고 그곳에서 맛볼 수 있는 3,500원의 간짜장이다.

간판에서부터 풍기는 옛 정취

가게에 들어서기 전부터 간판에서부터 그 역사가 느껴진다. ‘한미반점’이라는 이름과 바랜 글씨, 유리문에 적힌 ‘단체 환영’이라는 문구마저도 익숙하다. 식당의 창문에는 ‘중화요리’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어, 한눈에 이곳이 전통적인 중국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메뉴판을 보면 과거로 돌아간 듯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에 걸린 메뉴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흔히 볼 수 있는 전자식 메뉴판이 아니라,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나무 메뉴판이다. 짜장면이 3,000원, 간짜장은 3,500원. 지금의 물가를 생각하면 믿기 어려운 가격이다. 탕수육도 8,000원에 불과하다. 이 정도면 10년 전에도 저렴했다고 할 수준이다.

보리차 한 병과 기본 찬

자리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보리차 한 병이 나온다. 투명한 플라스틱 병에 담긴 보리차는 유리컵과 함께 제공된다. 그리고 중국집 특유의 기본 반찬, 단무지, 양파, 춘장이 함께 나온다. 심플하지만 친숙한 조합이다.

클래식한 간짜장, 그리고 그 맛

주문을 마치고 나면, 주방에서 들려오는 웍 소리가 반갑다. 몇 분이 지나면 간짜장이 나온다. 이곳의 간짜장은 미리 섞이지 않은 상태로, 뜨끈한 면 위에 진한 짜장 소스가 듬뿍 올려져 나온다. 큼직한 돼지고기 조각과 함께 윤기가 흐르는 양파와 파가 가득하다. 비비기 전부터 군침이 돈다.

특별한 면의 식감

면을 비비면 기존의 짜장면과는 차별화된 질감이 느껴진다. 살짝 두꺼운 듯하면서도 쫄깃한 면발이 짜장 소스와 잘 어우러진다. 보통 중국집 짜장면과 비교했을 때 면발이 조금 더 기계면 같은 느낌이지만, 그 덕분에 소스가 더욱 잘 배어든다.

남은 짜장 소스까지 완벽하게

짜장면을 다 먹고 난 후에도 그 맛을 오래도록 즐기고 싶다면, 공깃밥을 추가하는 것이 정답이다. 남은 소스에 밥을 비비면 짜장밥으로 변신한다.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짜장 소스와 밥의 조화는 또 다른 별미다.

전주의 숨은 맛집, 세월을 간직한 그곳

이 가게는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다가동에 위치해 있다. 오래된 풍남관광호텔 인근에 자리 잡고 있으며, 주로 오랜 단골들이 찾는 곳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그 맛은 여전히 정통 중식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추억의 맛

요즘은 대형 프랜차이즈 중국집들이 많아졌지만, 이런 동네 중국집만의 감성과 맛은 쉽게 찾기 어렵다. 3,500원의 간짜장 한 그릇에서 느껴지는 것은 단순한 음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