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 단지 입구에 주차된 하얀 SUV 한 대가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하고 있습니다. 차량 위에는 붉은 글씨로 적힌 대형 현수막 하나가 붙어 있죠. “이 차는 3일 후 이 자리에서 부셔버릴 예정입니다.” 뒤따라 적힌 건 현대자동차와 홈투홈 서비스에 대한 ‘극대노’ 리뷰였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출고 1주일 만에 계기판 고장. 고객은 AS를 요청했지만, 답변은 느렸습니다. 홈투홈 서비스를 불렀더니 기사는 차량 안에서 흡연을 하고 향수까지 뿌렸다고. 민원을 넣었지만 담당자는 연락이 두절되었고, 재차 항의하자 돌아온 말은 “세차 해드릴 테니 좀 아다꾸리(조용히) 하시죠.”
결국 이 차주는 자신의 차량에 ‘홍보 배너’를 직접 설치했습니다. 입간판 수준의 내용에 “고객을 호구로 아는 페시시스(현대자동차) 직원을 규탄합니다”라는 문장까지 등장.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SNS까지 퍼지며 이 차량은 졸지에 ‘현대차 불만의 얼굴마담’이 되었습니다.
댓글 반응은 극과 극입니다.
“이건 진짜 마케팅 천재다” “차라리 이렇게라도 알리는 게 맞다”라는 의견도 있는 반면,
“저 정도면 정신 승리” “왜 형단보도(횡단보도)에 차를 대시죠?” “부수기 전에 판매를 추천합니다”라는 비꼼도 다수 등장했습니다.
한편 일부 누리꾼들은 “기사 잘못이면 기사 고용한 현대 책임 아니냐”, “서비스 품질도 프리미엄에 맞춰야지 가격만 프리미엄이면 뭐하나”라며 기업의 사후 대응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해당 차주는 “3일 후 부순다”는 예고가 끝난 이후 아직 차량을 어떻게 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인터넷에서 이 차는 이미 ‘가장 유명한 GV70’이 됐습니다.
이 정도면 불만도 예술이 된다?
자동차를 부수기 직전까지 간 GV70 차주의 심정은 아마 ‘충분히 부족했기에 충분히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