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집밥 풍경 “밥만 많이 줘도 행복했던 그 시절”

2025년 4월 19일   정 용재 에디터

요즘 ‘집밥’이라는 말이 미디어 속에서 고급 요리처럼 소비되지만, 진짜 집밥은 따로 있었다. 70년대 한국의 가정에서 볼 수 있었던 그 집밥은 화려하지 않아도 정겹고 따뜻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70년대 흑백 사진 몇 장이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사진 속엔 마룻바닥이나 방구들 위에 쪼그리고 앉아 알루미늄 밥그릇에 밥을 가득 담아 먹는 아이들, 허름한 초가집 마당에서 대접 하나 놓고 함께 밥을 퍼먹는 가족, 그리고 맨손으로 밥을 퍼 담아주는 엄마의 손길이 포착됐다. 아이 하나가 자기 얼굴만한 밥그릇을 끌어안고 밥을 한입 가득 넣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웃음과 눈물을 자아낸다.

댓글 반응은 폭발적이다.
“밥양 미쳤냐고 ㅋㅋㅋㅋ”
“먹을 게 없어도 밥만 많으면 됐지”
“엄니도 저러고 사셨겠지비”
“고봉밥 무슨일이야… 애기한테 저걸 다 주다니 정겨워서 눈물”
“옛날에 진짜로 배부르게 밥 먹는 게 최고였던 시절이었다”

페이스북에는 그 시절을 실제로 겪은 어르신들의 회상도 이어졌다.
“밥만으로도 면봉으로 농사짓는 일이었다 해도 밥 많이 먹을 수 있으면 행복했다.”
“국민학교 갈 때 3~4km를 걸어 다니고 수키로 짊어지고도 밥을 몇 공기 먹었다.”
“공기가 탁해서 탄수화물이라도 많이 먹어야 버텼다.”
“지금처럼 반찬 없어도 밥 한 솥 비웠다.”

누군가는 “그 밥이 지금까지 날 살게 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저 고봉밥은 사랑이었다”고 회상했다.

누구도 ‘힐링’이란 단어를 몰랐던 시대. 밥 한 그릇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서로 나눠 먹고 웃었던 그 시절 집밥은 그 어떤 고급 한식도 흉내 낼 수 없는 감동을 남긴다. 바닥에서 퍼먹던 그 밥은, 어쩌면 가장 순수한 한국형 가족의 상징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