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1일 ‘백투더퓨처 데이’ 앞두고 미국 영화팬·업계 들썩

2015년 10월 18일   정 용재 에디터
펩시콜라·도요타·유니버설 등 ‘백투더퓨처 마케팅’ 활발
영화속 예언, 현실과 비교도…3D·지문인식·웨어러블기기 등 적중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를 여행하는 내용의 1980년대 히트 영화 ‘백투더퓨처’의 팬들이라면 손꼽아 기다렸을 날이 드디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바로 ‘백투더퓨처’ 시리즈 2탄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브라운 박사와 함께 미래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간 30년 후의 날짜가 바로 ‘2015년 10월21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를 놓칠세라 최근 미국에서는 이 영화와 관련한 업계 및 팬들이 10월21일을 ‘백투더퓨처 데이’로 명명하고 각종 마케팅, 기념행사를 마련하고 있다고 USA투데이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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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퓨쳐2’에 등장하는 2015년도 펩시콜라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은 펩시콜라 사다. 펩시콜라는 ‘백투더퓨처2’에서 마티가 신고 다닌 나이키 신발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간접광고(PPL) 상품으로 꼽혀왔다.

영화 속에서 마티는 30년 후의 미래에 도착하자마자 ‘카페 80’s’라는 식당에 들어가 펩시콜라를 주문한다. 그러자 인간이 아닌 로봇 웨이터가 서빙을 하는 이 식당 테이블에서 독특한 병 디자인의 펩시콜라가 튀어나온다.

펩시콜라 사는 이를 기념해 영화 속에 등장했던 것과 똑같은 모양의 펩시콜라 6천500병을 한정판으로 제작해 10월21일 병당 20.15달러에 판매하기로 했다.

자세한 구입 방법 등은 10월21일에 즈음해 펩시콜라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도요타자동차는 영화에서 마티 역을 맡았던 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 브라운 박사 역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로이드 두 배우를 재결합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의 미국 시판을 앞두고 이 두 배우를 광고에 출연시킨 것이다.

도요타가 최근 일부 장면을 공개한 이 광고에서 두 배우는 마주 앉은 채 백투더퓨처2에서 예언한 미래가 얼마나 실현됐는지 얘기를 나눈다.

미라이가 일본말로 ‘미래’를 뜻한다는 것을 영화와 결합시켜 미라이가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라는 점을 강조한 절묘한 마케팅인 셈이다.

도요타는 미라이의 미국 시판 날짜도 10월21일로 잡고, 광고의 풀 버전 역시 이날 공개할 계획이다.

그런가하면 백투더퓨처 제작사인 유니버설은 ‘죠스 19편’ 예고편과 하늘을 나는 스케이트 보드인 ‘호버보드’ 광고 등 두 편의 패러디 영상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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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간 주인공 마티가 영화 ‘죠스19편’ 3D 간판을 보고 놀라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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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버보드를 탄 주인공 마티

죠스 19편 예고편은 영화 속에서 30년 후 미래에 도착한 마티가 3D 홀로그램으로 된 죠스 19편 간판을 보고 깜짝 놀라는 장면을, 호버보드 광고는 마티가 공중 부양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거리를 질주하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영화팬들의 열기도 뜨겁다. 일부 팬들은 ‘우리는 2015년으로 간다'(We’re Going Back 2015)라는 기념 모임을 만들어 영화 촬영지 중 한 곳인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버거킹 매장에서 기념 파티를 열 계획이다.

외신들은 올해 핼러윈 행사 역시 백투더퓨처가 한구석을 점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당수 팬들이 호버보드를 탄 마틴이나 타임머신을 탄 브라운 박사 등을 흉내 낸 ‘백투더퓨처 복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영화가 예측한 ‘2015년 10월21일’의 모습이 실제 얼마나 적중했는지에 대한 분석도 쏟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 자동으로 사이즈가 조절되는 옷, 사람이 아닌 무인기(드론)가 개의 목줄을 끌고 다니는 풍경 등은 아직 현실화, 일반화하지 않았다.

또 영화 속 2015년 사람들은 다소 초현실적 디자인의 의상을 입고 있지만, 실제 오늘날은 오히려 복고풍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골동품으로 묘사되는 진공청소기 또한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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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의 미래의 아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장면

하지만 마티의 미래 자녀들이 얼굴에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각자 TV를 보거나 전화를 받는 모습은 마치 ‘구글 글래스’를 연상시킨다. 벽에 걸린 얇은 평면 스크린으로 화상 대화를 하는 모습도 오늘날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지문 인식으로 현관문을 열고 닫는 것 또한 현실화한 모습이다.

호버보드와 자동으로 끈이 조여지는 운동화는 머지않아 등장이 기대된다. 나이키가 지난 1월 자동 끈 조절 운동화를 개발해 연말까지 내놓겠다고 밝힌 데 이어 렉서스도 지난 6월 호버보드 개발 계획을 일반에 공개했다.

그러나 가장 ‘소름 끼치는’ 예언은 바로 미국 프로야구팀 시카고 컵스에 대한 것이다.

영화에서 시카고 컵스가 2015년 월드 시리즈 우승을 하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실제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가 2003년 이후 12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화, 야구팬 모두 백투더퓨처의 예언이 적중할 것인지 온통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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