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딱 나만큼만 돈 가지고 있는 남자와 해야 해

2014년 7월 2일   정 용재 에디터

결혼은 딱 나만큼만 돈 가지고 있는 남자와 해야 해. 남자가 번 돈 5,000만 원, 내가 모아놓은 돈 5,000만 원을 합쳐서 1억 원으로 시작하는 거야. 1억 원으로 못 살게 뭐 있니? 5,000만 원으로 보증금 주고 월세 좀 싼 데서 살면 되지. 11평짜리 연립주택에서 왜 못 시작해? 11평짜리 집에는 세간도 얼마 못 들어가서 돈도 안 들어. 그렇게 순수하게 단순하게 시작하란 말이야.

둘이 가진 돈 1억 원을 씨앗 삼아 그 씨앗을 키워가는 거야. 씨앗을 심어놓고 물을 안 주면 말라비틀어 죽게 돼. 그러니 얼마나 정성스럽게 키우겠니? 그 씨앗이 자라서 나무가 되고 가지치기를 해서 새끼 나무가 생길 거고, 그렇게 사는 게 부부잖아. 세월이 지나면 할 얘기는 얼마나 또 많겠어? 그런 부부는 히스토리가 많아서 할 얘기, 추억거리가 많아. 역사와 공적을 쌓아가는 멋진 부부인 거지.

1억 원 안 되는 우리는 어떻게 하느냐고? 괜찮아, 더 진한 인간 다큐멘터리 찍으면서 시작하면 되지. 남녀가 한번 결혼하면 60년은 같이 살아. 부부의 역사가 60년인데 둘이 못 이룰 게 뭐가 있어?

60년이란 세월은 기업으로 치면 5개 기업이 흥했다 망하는 시간이야. 그러니까 둘이서 노력하면 기업 5개도 만들 수 있다는 거지.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그러니까 남자가 돈이 없다고 푸념하지 말고 그 남자의 돈에 대한 히스토리와 콘텐츠를 먼저 보란 말이야.

또 가난한 남자와 결혼하면 시작하는 마음 자체가 달라. 결혼생활에 대한 책임감이 무척 강해진다고. 두 명의 CEO가 만나서 창업을 한 게 가정이야. 둘이 사업자금을 5,000만 원씩 대고 그 돈을 키워가는 거지. 둘이 죽어라고 노력하겠지.

그러다 직원이 들어와. 어떤 집은 하나, 어떤 집은 셋이 들어와. 직원을 키우려면 돈이 필요해. 아끼고 쪼개며 살게 되지. 그러다 30년쯤 지나면 직원들을 분사시키는 거야. 계열사로 떨어져 나가는 거지. 그런데 계열사가 잘 되려면 본사가 튼튼해야 해. 본사의 히스토리가 그럴듯해야 한다는 거야. 본사의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또 하나의 히스토리를 만들어야 하잖아. 이게 가족인 거야.

결혼도 이런 ‘창업정신’으로 시작해야 해. 그런데 노력 없이 얻은 돈이 있다고 쳐봐. “이자 안 줘도 돼요. 그냥 5억 원 갖다 쓰세요.”

그렇게 생긴 돈으로 창업해서 성공하는 거 봤어? 매달 갚아야 하는 돈이 있어야, 부담감이 있어야 사업을 신중하게 하고 죽어라고 열심히 일하게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