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에도 늑장 출동…700m 거리서 자살 못막은 경찰

2015년 11월 5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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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gettyimagesbank>

700m 거리에 떨어진 곳에 있는 경찰이 늑장 대응으로 자살을 막지 못했다.

경찰이 자살 의심 신고 전화를 받고도 10분 넘게 시간을 끌다 출동해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늑장 출동으로 30대 여성은 결국 투신해 숨졌다.

4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8월 13일 오전 8시 16분 수유1 파출소 유선전화로 딸이 자살하려 한다는 아버지로부터 신고가 들어왔다.

수유1 파출소는 2분 뒤 신고 지역 관할인 수유2 파출소에 내용을 전했고, 전화를 받은 수유2 파출소 직원은 오전 8시 20분께 순찰 중이던 순찰차에 무전을 쳐 현장이 아닌 파출소 복귀를 지시했다.

순찰차는 오전 8시 24분께 파출소에 당도했지만, 즉각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 마침 파출소 앞에서 길을 묻는 노인을 응대하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등 시간을 끌다 오전 8시 30분께 파출소를 떠났다.

순찰차는 최초 신고로부터 18분만인 오전 8시 34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아버지가 자살 신고를 했던 30대 여성은 6분 전인 오전 8시 28분께 투신해 숨졌다.

수유2 파출소는 투신 현장에서 700m 남짓한 거리에 있지만 신고 내용을 전달받은 지 12분이 지나서야 출동했다.

강북서는 수유2 파출소를 감찰해 지난달 서장 직권으로 최초 전화를 받은 직원에게 경고를, 파출소장과 출동한 직원 2명 등 3명에게 주의를 줬다.

강북서 관계자는 “신고가 112 지령실이 아닌 일반전화로 걸려와 위치를 확인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 측면이 있지만 담당자가 순찰차를 현장에 바로 안보내고 파출소로 복귀시킨 뒤 다시 출동시키는 등 미흡하게 대응해 징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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