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트윗에 기부로 맞서는 호주 무슬림 여성

2015년 11월 13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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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트윗당 1 호주달러…사회학자로 종교 등 사회현안 소신 밝혀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사회관계서비스망(SNS)상에서 많은 증오의 글에 시달린 호주의 한 무슬림 여성이 자신이 받는 악성 트윗에 대해 1 호주달러(830원)씩을 기부하는 방법으로 맞서고 있다.

멜버른의 모나시 대학 사회학자인 수전 카랜드(34)는 트위터 계정을 포함한 각종 공간을 활용해 종교와 이민, 사회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당당히 밝히고 있다.

무슬림 여성이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만큼 이슬람 혐오증 관련 글을 포함한 악성 트윗에 시달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

카랜드는 “단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온라인에서 많은 증오를 받는 것 같고 무슬림 여성이라면 더욱 심하다”면서 트윗 발송자 대부분은 주목을 끌려는 남성으로 이유 없이 많은 이에게 증오를 보내고 있었다고 13일자 시드니모닝헤럴드에 전했다.

이같은 트윗을 보내는 사람들은 상대에게 모욕을 줘 고통을 안겨주려는 목적만을 가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상대의 악성 트윗을 자신의 타임라인에서 가려주는 뮤트(Mute) 기능을 이용했으나 이 대응에도 한계가 있음을 실감했다.

그렇다고 악성 트윗마다 같은 식으로 대응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궁리 끝에 국제아동기금(유니세프)에 기부하기로 결심, 악성 트윗을 좋은 일을 하는 원동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아동을 지원하는 자선활동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걸고넘어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카랜드는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이고, 악성 트윗을 날리는 사람들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일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그는 기부 선언 3주만에 기부금으로 적립한 돈이 1천 호주달러(83만원)이상이라며 “앞으로 빈털터리가 될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카랜드는 ‘올해의 호주 무슬림’으로 선정된 바 있고 남편은 변호사 겸 토크쇼 사회자로 활약하면서 카랜드 부부는 ‘호주의 영향력 있는 무슬림 부부’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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