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테러] 악몽이 된 생일파티…두 자매 참변 (사진3장)

2015년 11월 17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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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의 총기 난사로 19명이 숨진 벨 에퀴프 앞에 추모객들이 놓고 간 꽃이 쌓여있다.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지난 13일 발생한 파리 연쇄 테러 당시 인질극이 벌어졌던 바타클랑 극장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았던 곳은 샤론 가에 있던 술집 벨 에퀴프였다.

생마르탱 운하 옆, 10번구와 11번구가 만나는 모퉁이에 있는 이곳은 매일 밤 파리의 젊은이들이 모여 음악을 즐기며 술을 마시는 ‘핫한’ 장소로 꼽혔다.

손님으로 가득 차 있던 노천카페 벨 에퀴프의 평화로운 금요일 밤은 테러리스트의 총에 맞아 19명이 숨지면서 악몽의 현장으로 변했다.

특히 생일잔치를 하던 자매와 친지들이 가장 기쁜 날 테러의 희생양이 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AP통신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직전 튀니지계 프랑스 여성 하리마 사디는 남동생 칼레드(27)와 여동생 호다가 일하는 벨 에퀴프에서 자신의 36번째 생일 파티를 즐기다 가장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참변을 당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칼레드는 “누나 일행을 포함해 3팀이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다”면서 “그들(테러리스트)이 들이닥쳐 가게 안팎의 모든 사람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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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에퀴프에서 누나 두 명을 잃은 칼레드 사디(27.왼쪽)와 소식을 듣고 튀니지에서 온 형 압둘라(38) (AP=연합뉴스)

그는 “총탄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려 있었다”며 “총소리가 멈춰 고개를 드니 그들이 다시 총을 쏘기 시작했고 나는 다시 엎드렸다”고 말했다. 영겁처럼 느껴지던 몇 분이 지나고 총소리가 멈춘 뒤에야 겨우 몸을 일으켜 피 웅덩이에서 누나들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리마는 이미 숨진 채였고, 호다는 간신히 숨만 쉬고 있었다. 칼레드는 호다를 옆 가게로 옮겼고 20분 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남매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하리마는 최근 남편과 3살, 6살짜리 두 자녀와 함께 세네갈에서 살고 있었다. 호다는 벨 에퀴프의 공동 소유주이자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다.

이들 남매는 종종 이곳에서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함께했다고 칼레드는 말했다.

사디 남매의 친구이자 벨 에퀴프의 주인인 그레고리 라인벤베르크는 이 사건으로 아내까지 잃었다.

그는 “아내의 손을 잡고 있었지만 살릴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라고 프랑스 2TV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인근 카페 창문에는 현재 라인벤베르크의 아내인 자밀라와 하리마, 호다의 사진이 다른 테러 희생자들의 사진과 함께 나란히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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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찰이 벨 에퀴프 안에서 감식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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