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이 있던 아내를 위해 사놓은 그 가습기….” 남편의 가슴 아픈 외침

2015년 11월 24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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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eco-health.org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인체 피해가 입증된 지 4년이 지났다. 당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아내와 아기를 잃은 남편의 목소리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 안성우 씨는 최근 환경보건시민센터 홈페이지(eco-health.org)에 “벌써 5년이 다 되어 간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안씨는 “벌써 5년이 다되어 간다. 아직도 생생하다. 소중한 사람이 아파하기 시작한 날이, 정말 순식간이었다. 갑자기 호흡곤란이 왔다. 징후도 없었다. 그냥 나를 부르는 소리에 나가보니 숨을 거칠게 쉬고 있었다. 말을 하지 못한다. 집에서 호흡곤란으로 구급차로 병원에 간지 일주 만에 그렇게 내 눈 앞에서 눈을 감았다. 뱃속의 아이마저도 구하지 못했다”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원인도 모른 채 아내와 아이를 잃었지만 남겨진 아들을 위해 버티며 살아야겠다 마음 먹으며 지내던 어느 날 그는 산모들이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뉴스를 봤다.

“나의 아내와 증상이 비슷하다. 그렇게 흘려 보냈다. 뉴스에 나온다,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이라고.사용자는 신고 하란다. 뒤졌다. 주방에서 살균제가 보였다. 평소에 비염이 있어 아내를 위해 사다 준 그 물건이…. 비참했다. 죽고 싶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안씨는 이렇게 당시의 상황을 전하며 고통스러운 심경을 드러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아무도 이에 대해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다. “이 제품은 안전하다”는 기업의 말을 믿고 산 제품이었으나 그들은 사용자가 잘못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기업은 잘못이 없다 한다. 법이 없었다. 지금도 없다. 정부도 잘못이 없다 한다. 정부에서 승인했음에도 법이 없다. 가해자가 없다. 어떻게 가해자 없을 수 있나?, 이렇게 치명적인 제품을 판매하고도 잘못이 없다니?”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현재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전국에 알리는 도보·자전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안씨는 전국을 순회한 뒤 오는 26일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려 한다.

한편 오는 2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한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143명이 목숨을 잃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영유아였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4년 전 발생한 사건이지만, 아직도 그 진실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아 유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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