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자은행, ‘아이폰6S’ 내걸고 기증자 모집

2015년 12월 22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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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자은행 “정자가 없어요”…최신 아이폰 내걸고 기증자 모집

전인대 상무위원회, 인구계획생육법 개정안 심의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내년부터 두자녀를 허용하는 정책시행을 앞두고 중국의 정자은행들이 정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21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종전에도 기증자 부족에 고민하던 정자은행들이 최근 두 자녀를 허용키로 한 정부의 정책 변화로 한층 극심한 공급난을 겪고 있다.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의과학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많은 부부들이 둘째를 갖기 위해 상담을 해오고 있다면서 이들중 상당수는 불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들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1970년대말에 인구증가 억제를 위해 산아제한 정책을 도입했다. 도시에서는 한 자녀로 출산을 제한했고 농촌은 첫째가 여아일 경우에 한해 둘째를 허용했다.

정부의 이런 ‘계획생육정책’은 2013년말에 한번 변화가 왔다. 부모 가운데 어느 한쪽이 외동이면 둘째를 출산할 수 있도록 했고 지난 5월말 현재 대상자의 13% 정도인 145만쌍의 부부가 둘째 아이를 갖겠다고 신청했다. 둘째 신청은 당초 기대에는 못미쳤다. 교육비 등 양육 부담 등으로 둘째 신청이 저조했다.

여기에는 중국에서 사회문제로 떠오른 불임도 한 몫했다. 중국인구학회는 환경과 지난친 흡연, 과로 등으로 2012년말 현재 4천만명이 불임문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49세 연령인구의 12.5%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들중 상당수는 정자은행을 찾고 있다.

2013년에 설립된 장시성의 정자은행은 지금까지 6천명의 지원자들이 왔지만 정자기증은 1천400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정자기증자는 22세에서 45세 미만 연령의 남자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한다.

지난 9월 상하이의 한 정자은행은 기증자를 모집하기 위해 최신 아이폰6를 상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후베이(湖北) 정자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자 기증을 받기 위해 기증자의 연령을 더 낮출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내년 붉은 원숭이띠에 태어난 애는 지혜롭다는 속설이 전해지면서 중국인들이 두 자녀에 대한 관심은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에서 적정인구 성장과 고령화에 대비해 내년부터 두 자녀를 허용하는 인구.계획생육법 개정안은 이날부터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 상정돼 역사적인 심의에 들어갔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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