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역 화장실 성희롱 “대신 신고해주신 여성분 찾습니다”

2016년 1월 7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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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gettyimagesbank (해당 내용과 관련 없음) /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쳐


자신을 도와준 여성을 찾아 감사인사와 사례를 꼭 하고싶다는 사연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오늘 9호선 노들역 화장실에서 일어난 성희롱, 대신 역무원께 신고해주신 빨간 패딩 여성분….’이라는 제목의 글이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학원 수업을 마친 후 지하철 역 안의 화장실에서 이어폰을 끼고 볼일을 보던 A씨는 아래 빈틈으로 보이는 그림자가 유독 신경이 쓰였다.

그림자가 움직임도 전혀 없고 용변을 보는 것 같지도 않은 느낌이 계속 들었기 때문이다.

“(볼일을 마친 후) 세면대로 가서 옷도 정리하고 손을 씻는데 그 옆 칸에 문이 한 5cm 정도 열리더니 뭔가 확인을 하고 다시 닫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처음에는 뭐지? 에이 설마 라는 생각에 혹시 문이 고장이 났나 싶어서 한번 문을 살짝 밀어봤는데 안에서 다시 닫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A씨는 숨을 죽이고 나가는 척을 해보고 밖에서 서성이면서 옆 칸의 사람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A씨에 따르면 옆 칸의 사람은 A씨가 나간 척을 하자 문을 조금 열어 확인하고 다시 닫고 하는 행동을 두세 번 정도 반복했다고 한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상태…. 혹시라도 정말 볼일을 보고 있는 사람이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신고가 망설여졌다. A씨는 용기를 내어 노크를 했다.

그러자 안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A씨는 “그래서 죄송하지만 말씀해주실 수 있냐고 물어도 그 때부턴 노크해도 답도 없고 대답도 안 하길래 몇 번 물어본 뒤에 변기 위에 올라가서 확인해봐도 되냐고 물어봤어요”라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때 이를 본 화장실 이용객 B씨가 그녀에게 무슨 일이냐 물었다. 사정을 들은 B씨는 무서워서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A씨를 대신해 역무실에 연락을 취했다.

옆 칸에서 나온 이는 남학생이었다. A씨는 정신이 없고 수치스럽다는 생각에 울음을 터뜨렸다. 경찰서에서 진술서 쓰고 집에 돌아온 그녀는 글을 작성하면서 자신을 대신해 신고를 해준 여성이 이 글을 볼 수 있도록 널리 알려달라는 내용을 적었다.

이어 “빨간 패딩 여성분!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제대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혹시나 보신다면 연락처나 댓글 남겨주세요”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빨간패딩녀 정말 고맙네요” “꼭 찾을 수 있기를”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수인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