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할 때 하면 안 되는 10가지 말들

2016년 1월 14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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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 ‘내사랑 내곁에’


당신과 가까운 사이에 있는 사람이 슬픔에 빠진다면, 본능적으로 위로를 해주게 된다. 하지만 이 좋은 의도가 때때로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말을 잘못했을 때 더 그렇다.

종종 우리는 슬퍼하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몰라 실수를 범한다. 우리는 그의 상처를 ‘치료’해주려 하지만, 슬픔은 힘들어하는 사람이 반드시 거쳐나가야 하는 과정이다.

최근 해외 정보공유 사이트 라이프핵에 글을 올린 한 치료사도 환자의 감정을 ‘치료’해주려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때마다 환자의 삶 곳곳에 해결하지 못한 슬픔이 남아있다는 걸 발견했다.

누군가를 위로하려면, 그에게 조언보다는 다독이는 말을 더 많이 해줘야 한다. 치료사가 올린 글을 통해 ‘위로할 때 하면 안 되는 10가지 말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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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 ‘도가니’

1. “상황은 네 생각보다 훨씬 괜찮아”

아무리 그 사람이 ‘괜찮은’ 환경에 있어도, 그가 겪고 있는 슬픔은 상황과 관련된 게 아니라 슬픔 그 자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상황은 생각보다 괜찮아’라는 말은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생각하면, 이 말은 자칫 위로 받는 사람을 화나게 할 수 있다.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상황이 이렇게 돼 유감이야. 안됐다”라고 말해보자. 그 사람에게 ‘이 상황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고,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줄 수 있다.

 

2. “너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

당신이 아무리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세상에 똑 같은 슬픔은 없다”는 말이 있다.

슬퍼하는 사람의 감정을 추측은 할 수 있겠지만, 그 슬픔은 당신이 아닌 그 사람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면, 그 시간 동안만큼은 감정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당신이 그들의 슬픔을 안다고 자신하지 말라. 대신 “이 시간을 잘 견뎌내길 빌어줄게”라고 말해보자. 그 사람에게 ‘나는 당신이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항상 당신을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다.

3. “이건 신의 뜻이야”

당신이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어도, 심지어 그 사람과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어도, 슬픈 상황을 한 번 겪고 나면 신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신의 뜻이라는 말을 하면 그 사람의 신앙을 흔들 수 있다. 신앙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말이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당신이 그 사람과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신은 언제나 우리를 돌볼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자. 예를 들면 “너가 이 상황을 견딜 수 있도록 신에게 기도할게”라고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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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 ‘밀양’

4. “원인 없는 결과는 없어”

사람이 슬픔을 느끼는 이유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당신은 그가 논리적으로 상황을 생각하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슬픔에 빠진 사람은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힘들어한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왜 우리에게 이런 상황이 생기는지 모르겠어. 유감이다”와 같은 말로 그 사람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 생각하게끔 해보자.

5. “애는 또 낳을 수 있어” 혹은 “결혼은 또 할 수 있어”

아마 위로할 때 하는 최악의 말이라 생각한다. 이 말은 그 사람이 잃은 것이 대체 가능하다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그 사람이 잃은 사람은 대체 불가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리고 “너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아. 그 사람은 영원히 우리 마음 속에 살아 있을거야”라고 말해보자.

6. “이젠 강해져야 돼”

그 사람이 슬퍼할 권리를 뺏지 마라. 그 사람들이 왜 강해져야 하는가? 누굴 위해? 강해지라는 말은 그 사람이 아닌 그 사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하는 말이다.

보통 사람들은 아이가 있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많이 한다. 부모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 애한테 안 좋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법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고 드러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슬퍼하고 그 슬픔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슬퍼하는 사람의 아이가 걱정된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아이들은 지금 어떠니?” 만약 그 사람에게 슬픔을 진정시킬 시간이 필요해 보이면, 잠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 와도 되겠냐고 물어보라.

7. “그들은 너가 슬퍼하길 원하지 않을 거야”

이 말을 하면, 당신의 의도와는 달리 그 사람이 슬퍼할 수 없게 하는 죄책감을 심어줄 수 있다. 그 사람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는 건 힘들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슬퍼하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니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때때로 사람들은 ‘슬퍼해도 돼’라는 말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러니 “많이 슬프구나.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만 알아둬라”라고 말해주면 그 사람은 슬퍼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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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 ‘오직 그대만’

8. “적어도 그분들이 더 이상 힘들어하시진 않을 거야”

이 말은 사실일 수도 있다. 특히 돌아가시기 전 많은 통증에 시달렸던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하지만 슬퍼하는 사람이 그 고통을 곱씹을 이유는 없다. 게다가 이 말을 하면 돌아가신 분이 살아있길 바란 사실에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차라리 그 분이 살아계셨을 때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그분은 예전에 정말 힘이 세셨지”나 “그분은 정말 잘 웃으셨지”같은.

9.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해라”

슬픈 사람에게 가장 흔히 말하는 위로의 말이다. 그리고 가장 도움이 안 되는 말이기도 하다. 슬퍼하는 사람들은 미래를 생각하기 어렵다. 설령 필요한 게 생각나도 섣불리 연락하지 못한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진정 그 사람을 돕고 싶다면, 구체적으로 도움 줄 수 있는 일을 제안하라. 예를 들어, 만약 편의점에 간다면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필요한 물품이 있는지 물어볼 수 있다. 장례식장에서 일을 거들어줄 수도 있다.

10. “그래도 오래 사셨잖아”

돌아가신 분이 얼마나 오래 사셨는지 상관없이, 사람을 떠나 보내는 슬픔은 매우 크다. 오히려 이 말은 ‘빨리 안 죽은 걸 고마워해라’라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그 사람과 같이 지냈을 때의 추억들에 대해 한번 말해보자. “그 때 참 좋았었는데…”와 같은 말이 좋을 듯 하다.

위로할 때 적절한 말을 해주는 것은 어렵다. 할 말이 없어도 당황할 필요 없다.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냥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만 알아줘”라고 하면 된다.

슬퍼하는 사람을 꼭 껴안아주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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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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