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에 ‘무단횡단’하던 자전거를 들이받은 운전자입니다”

2016년 1월 19일   정 용재 에디터

출처 : (이하)YTN NEWS-Youtube


얼마 전 발생했던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자전거와 충돌한 승용차 운전자가 직접 남긴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얼마 전 뉴스에 나온 자전거와 사고 난 차량운전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최근 빨간불에 횡단보도 건너던 자전거와 부딪힌 차량의 운전자라고 밝힌 A씨는 “이번 일로 차량 운전자분들과 자전거 타시는 분들 모두 안전운전 하시길 바라면서 글을 남겨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건에 대해 그는 “지금에 와서 아무리 사고 당시를 돌이켜 봐도 제가 음주도 아니고, 운전중 통화를 한 것도 아니고 규정속도를 지키는 동시에 전방주시 하며 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왜 (어르신을)못봤을까요. 저도 정말 괴롭습니다”라고 괴로운 마음을 털어놨다.

그가 시커먼 물체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불가항력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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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그는 어르신의 손을 붙잡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빨리 신고해달라”고 외쳤다.

A씨는 여전히 눈만 감으면 사고 당시가 떠오른다고 했다. “뉴스에서 보듯이 가해자가 자전거로 나온 상황에서 쉽게 떨쳐버릴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다쳤습니다. 이건 누구의 잘못을 논하기 이전에 어르신의 건강 상태가 우선시되는 것이 맞습니다”라고 당시의 충격을 전했다.

다행히 사고를 당한 어르신은 일반 병실로 옮기는 등 상태가 호전됐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아직 뉴스가 나가기 전, 보험사 직원이 찾아와 “이런 사건의 경우, 경찰쪽 조사결과와 상관없이 보험사는 5대5로 나갈 것입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보험사의 자체적인 과실률 매뉴얼에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A씨는 빨간불에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넌 어르신으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 억울했다.

A씨는 “어르신만 생각하면 저희 쪽 보험사에서 치료 나 보상처리 잘 받게 해드리는 게 당연하지만 보험사의 태도는 불쾌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경찰 조사 결과 자전거로 횡단보도를 건넌 어르신이 ‘가해자’로 밝혀졌다.

A씨는 “한동안 정신적 충격이 커 운전하기가 무섭네요. 15년 넘게 운전하면서 차와의 단순 접촉사고 한번뿐이었는데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라며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안전운전하시고 어르신께서 치료 잘 받으시고 하루 빨리 퇴원하고 일어날 수 있도록 빌어주세요”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글쓴이도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할아버지도 하루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다” “자전거만 신호만 지켰더라도 이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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