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임산부석에 앉았다고 사진 찍혔어요”

2016년 1월 26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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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네이트 판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누군가에게 사진 찍혔다는 사연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산부석에 앉았다고 사진 찍힌 아버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을 쓴 A씨는 얼마 전, 친구 아들 결혼식에 다녀오신 아버지가 지하철에서 겪은 다소 황당한 일에 대해 털어놓았다.

A씨에게 대뜸 ‘요즘 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이라는 게 생겼냐’고 질문한 아버지.

 

그도 그럴 것이 올해 64세의 운수업에 종사 중인 A씨 아버지는 늘 본인의 차량으로만 다녔기 때문에 아주 오랜만에 타는 지하철에서 목격한 ‘임산부 배려석’이 낯설 수밖에 없던 것.

A씨에게 임산부 배려석에 대해 설명을 듣던 아버지는 “난 지하철 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 자리에 앉았는데… 사람들이 일부러 안 앉는지 몰랐네”라며 “그런데 어떤 여자가 나를 카메라로 찍더라고”라고 말했다.

이어 “날 왜 찍냐고 물어보니깐 그 자리 뒤에 붙은 스티커가 너무 예뻐서 찍은 거라고… 날 찍은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라고 말했다.

이에 당황한 A씨는 아버지에게 “아빠 안 찍은 거 확실해?”라고 물었고 아버지는 “날 뭣하러 찍겠어. 그래서 뒤에 스티커를 보니깐 임산부 배려석이라고 써있더라고”라고 답했다.

아버지와 대화 후 놀란 A씨는 어딘가 떠돌아다닐 아버지 사진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A씨는 “무지했던 저희 아버지가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 사진을 찍으신 여성분이 이 글을 볼지도 모르기에 한마디 전하고 싶어 글을 올리게 됐다”며 “요새 임산부 배려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 저 역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문을 뗐다.

이어 “배려심 없는 일부 시민들의 몰지각한 행위의 목격담도 본 적 있고 그런 일들로 인해 같은 여성으로서 예민해져서 그런 행위를 하셨을진 모르겠지만 만약 그 자리에 반대 입장으로 본인이 사진 찍혔다면 어땠겠습니까?”라며 질문했다.

또한 “무지한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그 대응 방법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어느 사이트에 올리셨다면 정중히 내려주시고 본인이 혹시 임신 중이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버지께 혹시 임산부가 주변에 있었냐고 물어보니 없었다고 하신 걸 보니 초기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타인의 사진을 무단으로 찍을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저 이런 식의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되어 글을 올리게 되었어요”라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임산부면 비켜달라 하면 되지. 왜 말 대신 사진을 찍는 걸까”, “물론 사진 찍은 건 잘못됐지만 비켜달라고 말하는 것도 쉽지 않다. ”, “다른 사람 사진을 왜 함부로 찍냐”, “어딘가에서 ‘무개념 아저씨’ 같은 제목으로 돌아다닐까 걱정이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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