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못하고 카드빚 늘자 “감옥가겠다” 모텔 연쇄방화

2016년 1월 27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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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서울과 인천 모텔 3곳 불지르고 도주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취업을 못하고 사업까지 실패해 카드빚이 늘자 감옥에라도 들어가겠다며 서울과 인천의 모텔을 돌며 불을 지른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A(22)씨에 대해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A씨는 18∼21일 오전 시간대 서울 종로·용산구, 인천 부평구의 모텔 3곳을 돌아다니며 연속으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가출하고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던 A씨는 퇴실하기 전 침대 이불에 라이터로 불을 놓고 도주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A씨의 방화로 서울과 인천의 모텔 3곳 객실 내 집기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약 3천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21일 오전 11시 30분께 인천 부평구 모텔 객실에 A씨가 지른 불로 1천만원의 재산 피해가 나고 손님 1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최근 제대한 A씨는 지인과 여행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어주는 업소를 차렸다가 카드빚 180만원을 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생활비 등으로 빚이 점점 불어나자 가출 후 자살을 시도했지만 이마저 실패하고 홧김에 연쇄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서 “부모님이 처음에는 카드빚을 갚아줬지만 더는 손을 벌릴 수 없었다”며 “이후 취직도 되지 않고 자살도 실패했다. 감옥에라도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부평구 모텔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한 내역과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신원을 특정하고 26일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을 지른 뒤 문을 닫아놓고 나와 자칫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며 “방화로 확인된 화재의 정확한 피해 내역과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cham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1/27 06:2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