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했어요” 초콜릿 들고 파출소 찾은 예비 여고생 ‘훈훈’

2016년 2월 17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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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에 귀가 동행한 경찰관에 보답…직원 30명 선물 직접 포장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예비 여고생이 밤에 집까지 바래다준 경찰관이 고맙다며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30개를 파출소에 선물해 경찰관들이 보람을 느끼게 했다.

17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1시께 남구 삼산동 본동파출소에 앳된 얼굴의 여학생이 두 손에 상자를 들고 방문했다.

상자에는 파출소 직원 수와 정확히 같은 30개의 초콜릿 선물 꾸러미가 담겨 있었다.

사연은 이렇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이 학생은 1월 초 어느 날 오후 10시께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파출소를 찾았다.

잠시 쭈뼛거리던 학생은 “골목길이 어둡고 종종 불량한 학생들도 있어 무섭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파출소 직원들은 흔쾌히 학생을 순찰차에 태워 약 800m 떨어진 집까지 데려다 줬다.

이후에도 경찰과 동행한 학생의 귀가는 3∼4차례 더 이뤄졌다.

이런 도움이 고마웠던 학생은 손수 초콜릿 선물꾸러미 30개를 포장, 밸런타인데이인 14일 밤에 파출소를 방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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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과 함께 전한 편지에 이런 마음이 잘 담겨 있다.

학생은 ‘바쁜 와중에 사소한 부탁까지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여러 번 도와주셨는데 모른 체 넘어가기 죄송해서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소소한 간식을 준비했다’고 썼다.

특히 별도로 마련한 수면안대 2개에 대해서는 ‘마지막으로 바래다줬던 경찰관 두 분에게 전해달라’면서 ‘그때 눈이 새빨갛게 충혈돼서 몹시 피곤해 보이던데 (수면안대를)쓰고 푹 주무세요’라며 애교 섞인 사연을 남겼다.

파출소 직원들은 뜻밖의 선물을 받아 힘이 난다는 반응이다.

한 경찰관은 “당연한 일을 한 것인데 학생의 예쁜 마음 덕분에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파출소 전 직원이 어느 해보다도 값지고 잊을 수 없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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