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기서 푸틴 선전 러 프로축구 선수에 4억원 벌금

2016년 2월 19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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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러시아 프로축구 클럽 ‘로코모티프’의 미더필더 드미트리 타라소프가 1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벌어진 유럽리그 1차전 ‘로코모티프’ 대 터키 팀 ‘페네르바흐체’ 간 경기에서 2대 0으로 패한 뒤 운동복을 벗어 푸틴 대통령 사진이 그려진 속옷 셔츠를 노출시키고 있다.

소속팀 “월급서 압류 계획”…터키에 패한 뒤 푸틴 그려진 셔츠 노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제 경기에서 자국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선전하는 행동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프로 축구 선수가 소속 클럽으로부터 한화 4억 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는 등 각종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

현지 스포츠 전문지 ‘R-스포츠’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 프로축구 클럽 ‘로코모티프’가 클럽 소속 선수인 미더필더 드미트리 타라소프(28)에게 30만 유로(약 4억 1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벌금은 타라소프의 월급과 보너스에서 압류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로코모티프는 또 유럽축구연맹(UEFA)이 클럽에 부과하는 벌금도 타라소프에게 추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라소프는 1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벌어진 유럽리그 1차전 ‘로코모티프’ 대 터키 팀 ‘페네르바흐체’ 간 경기가 끝난 뒤 운동복을 벗어 해군모를 쓴 푸틴 대통령의 사진이 그려진 속옷 셔츠를 드러냈다. 푸틴 사진 아래에는 ‘가장 예의바른 대통령’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로코모티프가 페네르바흐체에 2대 0으로 패한 뒤 취한 다분히 도발적 행동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징계윤리위원회는 곧바로 타라소프의 행동이 연맹 규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으며 다음 달 17일 징계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UEFA 규정은 ‘(경기장에서) 모든 형태의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종교적 선전은 금지된다’고 정하고 있다.

타라소프의 행동은 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돼 장기간의 출전 정지 등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속팀도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타라소프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존경과 지지의 뜻을 전하고 싶어서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지만, 러시아와 터키 간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그의 돌발적 행동이 정치적 선전이 아님을 증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러시아와 터키 양국 관계는 지난해 11월 터키 전투기가 터키-시리아 국경 지역에서 시리아 공습 작전에 참여중이던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한 뒤 최악의 상황으로 나빠졌다.

cjyo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2/19 17:3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