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 아이가 제가 다니는 병원에서 태어났습니다”

2016년 3월 10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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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네이트 판


‘9월에 헤어진 우리, 3월에 태어난 아이’

헤어진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자신과 사귀던 중 다른 여자와 바람을 펴 아이를 출산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된다면.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 남자친구 아이가 제가 다니는 병원에서 태어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 신생아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20대 중반의 간호사 A씨는 “진짜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나서 어디다 풀 수도 없어 이렇게 글 남겨요. 횡설수설 할 수 있는 점 이해 바랍니다”라고 말문을 뗐다.

 

전날 오후 근무를 시작하며 인수인계 받던 A씨는 산모이름 중 낯에 익은 이름 하나를 발견하게 됐다.

전 남친의 현재 여자친구 이름이었다. 워낙에 특이한 이름이었기에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A씨는 남친과 작년 9월에 헤어졌던 것. 심지어 남친은 11월 초까지 “자꾸 네가 생각난다”라는 내용의 카톡을 보내던 남자였다.

A씨는 “저희는 3년 연애를 하고 작년 9월에 헤어졌어요. 헤어진 이유는 너무 길고 복잡하지만 간단하게는 본인이 하는 일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을 제가 바라보며 지쳤기 때문이었어요. 당시엔 바람을 핀 것으로 헤어진 게 아니어서 생각지도 못했어요”라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3월 8일 태어난 아기. 최소 6월에 생긴 아기라는 뜻이었다.

A씨는 “아기 면회시간까지 설마 설마 했습니다. 이윽고 가족이 면회를 왔고, 현 여자친구와 전남친, 전남친 형, 부모님까지 왔더군요. 다들 저를 보자마자 놀래더군요. 저 또한 망부석처럼 굳을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마 제가 여기서 근무할 거라곤 생각 못했을 거에요. 오히려 제가 원래 다니던 곳을 피한 걸 수도 있겠죠. 제가 헤어지고 저번 달에 지금 병원으로 옮긴 거거든요”라고 말했다.

면회시간이 끝나고 누군가 자신을 찾는다는 소리에 가본 곳에는 전남친 어머니와 형이 있었다.

A씨는 “어머니는 저를 보자마자 우시면서 미안하다고. 정말 몰랐다고. 본인도 두 달 전 그제서야 들었다고… 어머닉 저를 참 예뻐해주셨거든요. 헤어졌다는 소리에 자기 아들에게 화내실 정도로요. 형이랑 어머니 모두 저에게 미안하다며 할말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끝으로 “진짜 어쩌면 좋죠. 이건 어디다 말해도 제 얼굴에 침뱉기 같고 너무,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오늘은 쉬는 날이라 괜찮은데 내일부터 어쩌죠. 아무리 아이는 죄가 없다지만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라며 “이걸 쓰는 순간조차 형이 연락 와서 잠깐 얘기 좀 하자네요. 이것조차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모르겠네요. 혼란스럽습니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심지어 헤어지잔 말도 글쓴이가 먼저 했네. 대체 언제까지 갖고 놀 생각이었던 거야?”, “잘 헤어지셨어요. 그런 놈하고”, “그냥 가족이랑도 만나지 마세요. 힘들더라도 아예 외면하고 사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아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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