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명 학살 노르웨이 테러범 “나치즘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울 터”

2016년 3월 17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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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경례’ 학살범 브레이비크 (AP=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2011년 노르웨이에서 폭탄 테러와 총기 난사로 77명을 살해한 극우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7)가 나치즘을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브레이비크는 16일(현지시간) 비인간적 수감 생활을 주장하며 노르웨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재판에서 “25년 동안 나치즘을 위해 싸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전날에도 나치식 경례를 하며 법정에 등장한 그는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책 ‘나의 투쟁’에 담겨 있는 원칙들 때문에 고립된 수형 생활을 버틸 수 있었다면서 그 원칙들이 오늘을 사는 유일한 자신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모범수인 자신을 지난 5년의 수감 기간에, 고립감에 빠트려서 죽이려 했다고 주장하고 고문을 받는 것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이 학살범은 물고문보다 더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도 하면서 두통, 불면증, 무감각 같은 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그럴만한 혐의가 없는데도 885차례 알몸수색을 받았다면서 수치스럽다고도 했다.

그는 노르웨이의 이슬람화를 막으려 했다는 것으로 자신의 극악한 범죄를 합리화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주화 영웅 넬슨 만델라에 자신을 견주면서 차이가 있다면 만델라는 행동을 명령한 것이고 자신은 행동을 실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레이비크는 앞서 노르웨이 당국이 고문에 관한 조항을 위반하고 자신과 가족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냈다.

외신들은 그러나 브레이비크는 수면, 공부, 운동을 위한 공간 3곳을 이용하면서 TV뿐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외부 운동장에도 매일 나갈 수 있다고 소개했다.

노르웨이 당국은 특히 그의 수감 조건은 ECHR 기준을 지키고 있으며 그가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에도 인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최근에는 스스로 음식을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희대의 학살범은 2011년 7월 22일 오슬로 정부청사 앞에서 폭발물을 터뜨리고 우퇴위아섬에서 여름캠프에 참석 중인 청소년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모두 77명을 살해한 죄로 노르웨이 법정 최고형인 징역 2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un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3/17 01:3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