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개막 하루 앞으로…한국영화 4편 초청

2015년 5월 12일   정 용재 에디터

세계 유명 감독 영화 19편 황금종려상 겨뤄

한국 2편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전도연 4번째 칸 입성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세계 최고 영화제로 꼽히는 칸 국제영화제 올해 68회 행사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막을 올리고 12일간의 여정에 나선다.

공식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세계 각국의 영화 19편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루게 된다.

한국영화는 3년 연속 이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으나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소개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두 편을 비롯해 모두 4편이 초청받았다.


◇ “황금종려상은 누구 품에”…유럽 대거 진출, 아시아 3편

칸의 공식 장편 경쟁 부문은 세계 영화의 경향과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최전선으로 꼽히며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최고 영예로 평가받는다.

올해도 각국의 이름 난 감독들이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아시아 영화로는 일본 고레다 히로카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중국 자장커(賈樟柯)의 ‘산허구런'(山河故人), 대만 허우샤오셴(侯孝賢)의 ‘섭은낭’이 진출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동명 만화를 바탕으로 바닷가 마을에 사는 자매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아와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가호 등이 출연했다.

‘섭은낭’은 중화권 대표 배우 수치(舒淇)와 장첸(張震)이 주연한 영화로 당나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협사극이며 ‘산허구런’은 감독의 뮤즈이자 아내인 자오타오(趙濤)가 출연한 영화다.

미국 영화로는 2003년 ‘엘리펀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미국 구스 반 산트가 연출하고 ‘인터스텔라’의 매슈 매커너히가 출연한 ‘씨 오브 트리’가 있다.


‘씨 오브 트리스’

‘파 프롬 헤븐’의 토드 헤인스 감독이 배우 케이트 블랜쳇, 루니 마라 함께한 로맨스 ‘캐롤’도 칸을 찾는다.

유럽 비영어권 영화의 약진은 올해 눈에 띄는 부분이다. 특히 과거 칸 영화제의 사랑을 받은 여러 감독이 신작을 들고 향한다.

2008년 심사위원상을 받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라 조비네차’, 2001년 ‘아들의 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난니 모레티 감독의 ‘내 어머니’, 2012년 ‘리얼리티’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마테오 가로네의 ‘테일 오브 테일스’ 등 이탈리아 출신 감독들의 신작이 많다.

프랑스 감독들도 대거 ‘홈그라운드’에서 경쟁한다.

2009년 ‘예언자’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자크 오디아르는 ‘디판’으로 초청됐으며 스테판 브리제의 ‘라 루아 뒤 마르셰’, 발레리 돈젤리의 ‘마르게리트&줄리앙’, 마이웬의 ‘몬 루아’, 귀욤 니클로스의 ‘밸리 오브 러브’도 있다.

그밖에 2012년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을 받은 멕시코 젊은 감독 미첼 프랑코는 ‘크로닉’으로, 2009년 같은 상을 받은 그리스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더 랍스터’로 칸에 다시 초청받았다.

노르웨이 출신 요아킴 트리에는 ‘라우더 댄 밤즈’, 캐나다 출신 드니 빌뇌브는 ‘시카리오’를, 호주 저스틴 커젤은 ‘맥베스’를, 헝가리 출신 라슬로 네메스는 ‘사울 피아’를 각각 들고 칸을 찾는다.

이들 영화를 심사할 심사위원단은 조엘·이선 코언 형제가 이끈다. 소피 마르소, 로시 드 팔마, 시에나 밀러, 제이크 질렌할 등 배우들과 멕시코 출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싱어송라이터 로키에 트라오레, 자비에 돌란 감독도 심사에 나선다.


심사위원장 코언 형제

영화제 개막작에는 프랑스 여성감독 에마뉘엘 베르코의 ‘스탠딩 톨’이 선정돼 비경쟁 부문으로 상영된다.

공식 비경쟁 부문에는 우디 앨런의 ‘이래셔널 맨’과 아시프 카파디아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에이미’, 조지 밀러의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마크 오스본의 애니메이션 ‘더 리틀 프린스’도 초대됐다.

세계 영화계에 영향을 끼쳤으나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 감독에게 주어지는 ‘명예 종려상’은 87세 프랑스 여성감독 아녜스 바르다가 받게 됐다.

◇ ‘주목할 만한 시선’을 주목하라…’무뢰한’ ‘마돈나’

한국영화가 공식 장편 경쟁 부문은 물론이고 공식 단편 경쟁, 학생 경쟁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모두 초청되지 못한 점은 국내 영화팬들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2012년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을 마지막으로 한국영화계는 3년 연속 공식 장편 경쟁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다만 한국영화는 새로운 경향을 소개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과 한밤에 대중성 있는 영화를 상영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감독 주간’에 초대받아 아쉬움을 다소나마 덜어낸 한국 영화로는 ‘마돈나’와 ‘무뢰한’이 있다.


‘무뢰한’ 전도연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은 형사와 살인자의 여자 사이의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로 배우 전도연과 김남길이 주연한다.

전도연은 이 영화로 네 번째 칸에 입성하게 됐다.

앞서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2010년 ‘하녀’로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작년에는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마돈나’는 칸 영화제에서 카날플뤼스상,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받은 신수원 감독의 신작이다.

세상에서 잊힌 여성의 과거 행적을 밟으면서 현재와 과거, 두 여자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영화로,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이 주연을 맡았다.


‘마돈나’ 서영희와 신수원 감독

이들 영화가 경쟁하게 되는 ‘주목할 만한 시선’ 상영작은 세계 각국에서 제작됐다.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해안가로의 여행’, 루마니아 출신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의 ‘코모아라’, 멕시코 다비드 파블로스의 ‘라스 엘레지다스’, 인도 구르빈데르 싱의 ‘샤우티 쿠트’ 등이 있다.

모두 19편이 초청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개막작은 역시 칸 수상과 심사위원 경력이 있는 일본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안’이다.

이들을 평가할 심사위원단은 이탈리아 출신 감독 이사벨라 로셀리니가 이끈다. 사우디 아라비아 감독 하이파 알만수르, 레바논 감독 겸 배우 나딘 라바키, 그리스 감독 파노스 H. 코우트라스, 프랑스 배우 타하르 라힘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한다.

또한 홍원찬 감독이 연출하고 고아성과 박성웅이 주연을 맡은 ‘오피스’는 대중성 있는 영화들이 상영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아울러 김혜수·김고은 주연의 누아르 영화 ‘차이나타운’은 공식 초청 부문 외의 ‘감독 주간’에 초대됐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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