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우체국 직원 기지 발휘…1억대 보이스피싱 막아

2015년 5월 15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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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우체국 직원 기지 발휘…1억대 보이스피싱 막아 (인천=연합뉴스) 1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우체국에서 최인자 주무관이 우편업무를 하고 있다. 최 주무관은 지난 12일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을 당해 9천500만원을 현금으로 찾아가려는 고객을 설득, 피해를 막아 화제가 됐다. 2015.5.14 << 인천 만수동우체국 제공 >>
tomatoyoon@yna.co.kr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인천의 한 우체국 직원이 기지를 발휘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당한 고객의 재산을 지켜 화제다.

14일 인천 남동구 만수동우체국에 따르면 지난 12일 우체국을 찾은 A(68)씨는 9천500만원이 든 정기예금을 해약해 전액을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우체국 금융창구 담당인 최인자(50·여) 주무관은 A씨가 갑작스레 거액을 현금으로 찾아가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고 보이스피싱 피해를 의심했다.

최 주무관은 기지를 발휘, 우체국에 거액의 현금이 없다고 둘러댄 뒤 A씨에게 해당 금액을 수표로 찾을 것을 권유했다.

수표는 당일 현금화가 불가능하고 지급취소가 가능한 점을 이용한 것.

A씨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수차례에 걸쳐 밖에서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을 본 최 주무관은 보이스피싱을 확신했다.

A씨는 “빚을 갚기 위해서 현금이 필요하다”며 정기예금 해약과 현금인출을 고집했지만 최 주무관은 끝까지 이를 말렸다.

최 주무관은 현금의 사용처를 조심스레 물었고, A씨가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으로부터 정기예금을 현금화해 놓으라고 전화를 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뒤늦게 자신이 큰 피해를 면한 것을 깨달은 A씨는 최 주무관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최 주무관은 “평소 보이스피싱에 대한 직원교육을 받은 점과 수일 전 방송뉴스에서 본 보이스피싱 피해사례를 떠올려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주변에서 칭찬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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