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난방을 하지 않는다. 아예. 이유는 도시가스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방에 난로 하나씩 틀어놓고 지내고, 본격적으로 추워진 1월부터는 거의 추워서 아무것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거실과 부엌은 바깥 날씨랑 똑같아서 입김 나오고,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집 오니까 따뜻하다”가 아니라 똑같이 춥거나 더 춥다.
밥 먹는 동안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몸이 덜덜 떨린다.
“그렇게 추우면 옷을 더 껴입어~! 그렇게 입으니 당연히 춥지!”
나 지금 두꺼운 후드티에 수면바지 그리고 후리스 잠바를 걸치고 있다. 여기에 수면양말과 핫팩까지. 아빠는 목도리에 귀마개까지 하고 있다.
엄마는 자꾸 나랑 아빠한테 오바한다고 하는데 그냥 바깥 날씨랑 똑같은데 잠옷을 입고 어떻게 버티냐고.
우리 집 찢어지게 가난하고 밥 먹을 돈도 없는 집 절대 아니다. 외식할 거 다 하고 사고 싶은 거 사면서 생활하는데, 엄마가 도시가스비에 유난히 민감해 하신다.
“차라리 그 돈으로 비싼 코트 하나 사자”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 말을 해도 소용없고.. 그런데 비싼 코트를 또 사주긴 하신다.
“작년에 도시가스비 40만원 나왔었는데, 이번엔 10만원도 안 나왔어~ 너 갖고 싶은 코트 골라~”
난방을 안 하니 난로가 없으면 거의 생활 불가인데, 화장실만 다녀와도 엄마는 난로를 다 꺼두시고, 수시로 와서 한 칸만 키라고 잔소리를 해 미칠 지경이다.
일주일에 한번 1시간 정돈 틀어준다. 내 방에만 틀어 온 가족이 모두 내방으로 모인다.
“엄마, 내가 도시가스비 낼 테니까 그냥 난방 틀면 안 돼?”
“응. 안 돼”
다른 집도 이런데 내가 오바하는 걸까?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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