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취업 준비생(백수)이고,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 준비를 위해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는 여자다. 이젠 학생 신분도 아니어서 주말엔 편의점 알바를 병행해 가며 지내오고 있다.
집에서 아침을 먹고 7시에 도서관에 도착, 저녁 7시가 넘어서 집으로 향하는 게 나의 일과다.
점심은 대부분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거나 가끔씩 인근 음식점 혹은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그런데 음식점에서 혼자 밥을 먹을 때면 꼭 주변 시선 때문에 불쾌해지는 경우가 있다.
“네가 돈 주고 나 먹을 거 사는 거냐?”
“너는 혼자 밥 먹을 때 없어?”
따지고 싶을 만큼 열이 날 때도 있는데, 그냥 꾸역꾸역 먹고 나와버린다.
대부분 식당에 무리 지어 오는 동성친구들이나 남녀 커플들은 혼밥족인 나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아 불쌍해. 어떻게 혼자 먹냐. 왕딴가 봐 ㅎㅎㅎ”
“자기야, 저 여자가 먹는 거 봐봐 음, 맛없겠다. 우린 딴 거 먹자~”
우울한 날이면 더 서글퍼지고, 동생 같았으면 한 대 때려줬을 텐데..
이런 상황은 주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종종 목격하게 된다.
편의점에는 주로 학생들이 와서 컵라면을 먹거나 김밥을 사 먹고 간다. 여럿이 오는 학생들도 있고, 혼자 와서 먹고 가는 손님들이 있는데, 편의점에서도 괜히 혼자서 뭘 먹는 사람을 보면 흉을 보고 험담을 하는 작자들이 있다.
어느 날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남자 손님이 혼자 들어와서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컵라면에 물을 붓고 막 먹기 시작하자마자 여학생 3명이 들어왔는데, 남자 손님에게 눈치를 주는 것 같더니만 속닥속닥 히히덕 거려, 결국 남자 손님은 면만 대충 건져먹고 나가버렸다.
오히려 혼자 와서 먹고 가는 손님이 있으면 더 친절하게 대하게 되고, 편히 먹고 갈 수 있도록 나름 배려해주게 되는데.. (그 손님 주변으로 물건 진열하려고 막 돌아다니거나 청소를 하거나 눈치를 주거나 하지 않는 식으로) 비웃는 사람 보면 정말 인상이 찌푸려진다.
제발 혼자 먹는 사람을 보더라도 모른 척해주길.. 비웃거나 대화 소재로 삼지 말고!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