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이 버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엄마는 아빠에게 마구 핀잔을 주며 화를 내고 있다.
병원으로 가는 이유는 식물인간으로 살며 거의 죽어가는 할머니를 보기 위해서다.
“모처럼만의 휴일이 왜 이렇게 되 버린 거야?”
“응? 뭐가?”
“왜 우리들만 가야 되는 건데요?”
“어머니 혼자 외로워 하실테니까..”
“말 돌리지 마요. 왜 형님댁이 아니고 맨날 우리인데요?”
“어머니께서도 미호를 만나고 싶어하실 것 같아서.. 그래서 오늘..”
“우리 미호 크고 나선 뵌 적 없지? 할머니 아기 때 한 번 밖에…”
“이제 얼마 안 남으셨잖아요”
엄마는 왜 차남인 자신의 남편이 할머니를 뵈러 자주 가야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시골에서 혼자 살고 계신 할머니가 쓰러지신 걸 발견한 사람은 우편 배달부 아저씨다. 아기였을 때 나를 안아주고 얼러주셨던 할머니..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할머니는 어떤 분이실까?”
할머니 병원으로 온 미호가족. 미호는 입구부터 왠지 모를 차가운 기운을 느낀다. 싸늘하고 낡아빠진 병원 그리고 차가운 병실. 그곳에 할머니 침대만 덩그러니 있다. 호스만이 식물인간 할머니의 숨만 끊이지 않게 할 뿐.
“어머니 오늘은 미호도 같이 왔어요.”
“오늘은 손주분도 오시고 잘 됐네요. 할머니~ 매우 기뻐하고 계세요. 호호”
“왜 그러니 미호?”
“움직였어.. 방금 할머니 손이..”
◆ 병실 밖
엄마 아빠는 미호를 혼자 병실에 두고 나와 의사와 이야기 중이었다.
“선생님 확실히 말씀해주세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뻔하잖아요. 저희는 못 기다려요..”
엄마는 할머니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하는 눈치였다.
덩그러니 서 있던 미호가 나가려고 하자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바로 움직이지도 말도 하지 못하는 할머니의 음성이었다.
“가지말아라 미호. 여기 와주렴 할머니 곁으로”
“할머니? 할머니예요?”
“따뜻하구나 미호의 손은.. 하지만 계속 이렇게 말을 걸고 있었단다 할머니는..”
“다행이예요.. 다행이야”
“하지만 벌써 이별이구나. 할머니가 살아 있을 수 있는 건 모레 아침까지란다.. 요전에 영혼이 빠져나가는 날이라고.. 시간을 가르쳐 주더구나.. 미호..”
“네?”
“할머니가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단다.. 어떻게 해서든 그 사람과 만나고 싶어.. 할머니 부탁을 들어줄 수 없겠니..?”
“뭔데요?”
“미호 몸을 빌려 주렴.. 내일 돌아 올테니 그 때까지 한번만 만나면 된단다.”
“싫어!”
“하루 뿐이란다.. 부탁이야.. 만나고 싶은건 남동생이란다. 어릴 때 헤어진 남동생이 있어.. 그게 이루어진다면 더 이상 한은 없다.”
“할머니 남동생은 어디에 살고 있나요? 그럼 꼭 되돌아오셔야 해요. 내일까지!”
“돌아올게.. 꼭 돌아올게!”
죽기전에 남동생을 꼭 만나고 싶다는 할머니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미호는 하루동안 할머니와 몸을 바꾸기로 약속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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