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훈훈한 절도사건(ft. 쿠키몬스터)

2017년 3월 22일   School Stroy 에디터
▼ 기사 및 이미지 제공: 디스패치(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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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컷] ‘쿠키몬스터 절도사건’을 아시나요? 미국에 있었던 유명한 미제 사건인데요. 이 사건을 아는 사람들은 “가장 훈훈한 절도사건이었다”고 말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지난 2013년 1월, 독일 하노버에서 있었던 사건입니다. 독일엔 유명한 과자 제조 회사 발센(Bahlsen Gmbh) 본사가 있었는데요. 이 회사에 있던 황동 재질의 엠블럼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엠블럼이 사라지고 며칠 뒤, 한 직원이 우연히 발견하게 됩니다. 회사는 발칵 뒤집어졌죠. 회사 사장은 “범인을 잡아오는 사람에게 현상금 1,000유로를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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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다음날, 독일 각 신문사와 과자회사에서 의문의 우편이 왔습니다. 그 속엔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 캐릭터 쿠키몬스터의 탈을 쓴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라진 황동 엠블럼을 들고 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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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으로 추정되는 쿠키몬스터의 편지도 보냈습니다. 그는 편지를 통해 엠블럼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전했습니다. “다음 달 불트에 있는 어린이병동을 찾아가라. 그 곳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쿠키를 선물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요구하는 쿠키는 그냥 쿠키가 아니었습니다. 반드시 초콜렛이 발라져 있는 쿠키여야 했죠. “현상금 1,000유로의 상금은 동물보호소에 기부하라”는 말도 적혀있었습니다.

쿠키몬스터는 해당 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시 어마어마한(?) 징벌에 처할 것을 예고했는데요. “하나라도 하지 않을 시 오스카네 쓰레기통에 들어갈 것”이라고 엄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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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는요. ‘세서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오스카는 쓰레기통을 좋아해 언제나 쓰레기통 안에서 등장합니다. 즉, 엠블럼을 어딘가 버리겠다는 뜻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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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은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세서미 스트리트 공식 트위터는 “난 황금쿠키를 훔치지 않았다. 하지만 기꺼이 쿠키도둑을 찾는 것을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죠.

결국 발센 회장은 두손 두발을 다 들었습니다. “원하는 대로 하겠다. 수만개의 초콜렛을 기부할테니 엠블럼을 돌려달라”고 사정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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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쿠키몬스터에게 답장이 날아왔습니다. “알겠다. 엠블럼을 다시 돌려주겠다”는 짤막한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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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엠블럼은 세상에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발견된 장소는 독일의 한 대학교 캠퍼스에 있던 말 동상이었죠. 이들은 말 목에 엠블럼을 걸어놨는데요. 리본까지 깜찍하게 묶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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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버 경찰은 이 엠블럼을 철저하게 검사했습니다. 범인의 지문이나 머리카락, DNA, 진품 유무 등을 검사했죠. 하지만 아무것도 밝혀진 건 없었습니다. 가짜도 아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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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엠블럼은 다시 과자 회사로 돌아갔습니다. 사장은 너무 기뻤던 나머지 기념 사진을 찍을 정도였죠. 이들은 다시 엠블럼을 동상에 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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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날, 또 유쾌한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쿠키몬스터가 엠블럼 밑에서 발랄하게 뛰어 노는 모습이었죠. 아마 “다시는 잃어버리지 마라”는 경고의 뜻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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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본 발센은 쿠키몬스터의 협박(?)을 들어주기로 합니다. 기부용 초콜렛 5만 2,000봉지를 어린이환자들에게 기부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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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쿠키몬스터 일당은 한 독일 방송국과 단독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온 몸은 사진처럼 인형탈을 쓰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얼굴은 물론 전실을 가려 신원을 알 수 없었죠.

경찰은 결국 범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법원 또한 “범인들이 엠블럼을 훔친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가 요구조건을 들어주기 전 절도품을 돌려줬기 때문에 무죄”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명백한 절도 사건이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네요.

[출처: //www.dispatch.co.kr/697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