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건 맞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을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두 번 받고도 환장하는 프로포즈’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는 오는 6월 결혼을 앞둔 28살 어느 예비신부(A씨)의 이야기다.
A씨는 “예비신랑(B씨)과는 1년 반을 사귀었고, 저보다 나이가 3살이 많습니다. 컴퓨터를 전공했고, 지금 게임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서로를 이해하며 별 탈 없이 만남을 지속해오던 A씨 커플은 얼마 전 상견례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결혼 준비에 돌입하게 되었다.
A씨는 “이 사람이 어디서 포로포즈를 꼭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나 봅니다. 여자 입장에서 당연히 좋고 고마운 일이죠. 평생에 한 번 뿐인 프로포즈니까요. 지난주 웬일로 야근을 하지 않아 평일에 저녁을 함께 먹게 되었습니다. 밥집에서 밥을 시켰는데 갑자기 제 손을 잡더니 이렇게 말하네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내가 이제부터 너한테 프로포즈를 할 거야. 나는 니가 너무 좋고.. 어쩌고저쩌고..”
김이 펄펄 날리는 낙지덮밥, 제육덮밥 앞에서 그것도 장미꽃 하나 없이. 무드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허무맹랑한 프로포즈를 건넨 B씨.
“우리 회사 팀장님한테 들은 얘긴데 프로포즈는 꼭 해야 한다더라. 이러면 프로포즈 한거지?”
A씨는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숟가락으로 마빡을 한 대 치고 싶었습니다. 받았다고 말할 수도 없고, 안 받았다고 말할 수도 없고..”라고 분을 참지 못했다.
“오빠 나 쪼금 김이 샜는데.. 아무리 그래도 평생에 한 번 하는 프로포즈인데 똑같은 말 한마디라도 좀 분위기 좋은 곳에서 해주면 안 되는 거였어? 꼭 덮밥집에서 해야 하는 얘기인 거야? 카페에서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혹시나 B씨가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조심스레 섭섭함을 내비친 A씨.
그렇게 A씨의 마음을 전달받은 B씨는 며칠 뒤 그녀를 위한 두 번째 프로포즈를 진행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A씨는 “간만에 게임 좀 같이 하자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접속했더니 공지창이 뜨대요. 무슨 파티가 열린다고 어느 맵으로 오라고.. 화려하네요. 화려합디다. 정말로. 얼마나 게임머니를 쓰고, 현찰 아이템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으리으리하게 꾸며놓고… 본인 회사의 모든 동료 프로그래머들과 게임상에서 알게 된 다른 유저들 그렇게 수십, 수백의 사람이 아닌 캐릭터들 앞에서 프로포즈를 했습니다”라고 전하며 덮밥집 프로포즈 때보다 더욱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듣도 보도 못한 각종 이벤트 효과들로 A씨의 노트북 모니터는 번쩍번쩍 휘황찬란하게 빛났고, 아이템 선물에 게임머니 선물까지. 30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그녀가 벌어들인 돈은 무려 7천만원. 현실에서는 700원만큼도 안되는.
그렇게 A씨 커플은 전설의 용사들의 축하를 받으며 약혼식을 올렸다.
A씨는 “두 번째 프로포즈는 정말 감정 자제가 안 됐네요. 저 정말 너무 속상합니다. 너는 어디서 말도 못하겠어요. 창피하고 속상하고 도대체 어떻게 말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이걸 31살 먹은 남자가 하는 짓이라고 누가 믿기나 하겠습니다. 저 정말 환장하겠습니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자들이 바라는 프로포즈는 거대한 게 아니다. 그렇게 여자의 마음을 모를까.
앞으로의 결혼생활이 심히 걱정되는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전설이 용사들 앞에서 프로포즈를 하셨군요. 죄송해요. 빵터짐”, “속상할 것 같긴 하지만 기발한 프로포즈는 확실하네요”, “저는 예비신랑분이 너무 귀엽고 부러운데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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