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성 공원서 비키니 차림 일광욕하다 집단구타 당해

2015년 7월 28일   정 용재 에디터

집단 폭행 10대 여성들 이슬람교도, 종교적 이유로 폭행설 퍼져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프랑스에서 한 20대 여성이 노출이 심한 비키니를 입고 공원에서 일광욕한다는 이유로 집단 구타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폭행에 가담한 여성들이 이슬람교도라는 소문이 번지면서 종교적인 이유가 배경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27일 현지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21세의 피해 여성은 지난 22일 프랑스 동북부 랭스시에 있는 한 공원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16∼24세 여성 5명이 다가와서는 “옷을 바꿔 입고 오라. 지금 여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피해 여성은 “내가 무슨 옷을 입으라고 말할 권리가 당신들에게 없다”고 반박했다.

일행 5명이 비키니 여성의 뺨을 때리거나 주먹을 휘둘러 피해 여성은 얼굴 등에 심하게 멍이 들었다.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이슬람교도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지역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보도되고서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피해 여성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이슬람교도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것이라는 글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퍼져 나갔다.

일부 극우파 블로거들은 이 사건이 프랑스 가치에 대한 극단적 이슬람교의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트위터에서는 ‘공원에서 비키니를 입는다'(#jeportemonmaillotauparc)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하며 공공장소에서 자유롭게 옷 입을 권리를 옹호했다.

전날 이 공원에서는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시민 10여 명이 비키니 차림으로 나와 폭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르노 로비네 랭스 시장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면서도 “만약 종교적인 이유로 폭행했다면 아주 심각한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랭스 검찰은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 종교적인 이유로 사건이 벌어졌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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