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해 덮어달라” 경찰한테 유서 남긴 조민기 (+자필 사과문)

2018년 3월 12일   정 용재 에디터

故 배우 조민기의 발인이 진행된 가운데 그의 유서가 발견됐다.

앞서 9일 조민기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아파트 지하창고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아내가 최초로 발견한 후 119에 신고했으나,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상태였다.

이후 인근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된 뒤 최종 사망선고를 받았다.

현장을 조사한 광진경찰서는 “타살혐의점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고, 유족의 뜻을 받아들여 부검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현장에서는 “같이 공부했던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하지만 유족의 결정에 따라 세간에 공개되진 않았다.

고인의 유서에는 후회와 반성, 피해자들을 향한 사죄의 글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언론을 통해 유서의 일부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12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민기는 유서에 “가족들을 위해 스스로 정리해야겠다”라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자신을 ‘바보’라고 말하면서 “(가족들에게)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라고 했다고 한다. 특히 딸이 겪을 고통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고.

보도에 따르면 조민기는 자신을 수사한 경찰 앞으로 남긴 유서에서도 “가족들을 위해 그만 덮어주시기 바란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청주대에서 불거진 성추행 의혹에 대해 쓴 유서에서 피해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교수라는 직분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았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조민기가 사망 전 소속사 측에 제시했던 자필 사과문 역시 주목 받고 있다.

이는 지난달 故 조민기가 직접 쓴 사과문이나 이튿날 그의 전 소속사가 사과문을 발표하는 바람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한다.

뒤늦게 공개된 조민기의 사과문은 “모든 것이 내 불찰이고 저의 죄”라고 시작한다.

이어 “부끄럽고 죄송하다. 지난 7년 고되고 어려운 배우 길을 시작한 후배들에게 녹록지 않은 배우의 길을 안내하고자 엄격한 교수가 됐고, 사석에서는 엄격함을 풀어주고자 했지만 모멸감과 수치심을 줬다”라고 사죄했다.

한편, 조민기는 앞서 모교인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 재직 시절 제자들을 상습 성추행해왔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 감독 성폭력 논란과 함께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조민기는 수차례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지만,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결국 사과했다.

당초 조민기는 이날 경찰 조사에 응할 예정이었으나 숨지면서 사건은 그대로 종결됐다.

다음은 조민기 자필 사과문 전문이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 = 연합뉴스, YTN 유튜브 캡처, SBS ‘아빠를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