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너무 짧다” 교수 지적에 발표 중 옷을 벗은 대학생

2018년 5월 11일   정 용재 에디터

논문 발표 중 갑자기 겉옷을 벗어버린 여학생. 무슨 일일까.

코넬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레티티아 채(Chai)는 지난 5일 ‘공적 행동 : 일상 속의 행동’이라는 수업에서 논문을 발표했다. 그가 다니는 코넬 대학은 미국 뉴욕 주에 위치한 유명 대학이다.

발표 중 채씨는 “억압적인 믿음에 맞서기 위해”라며, 갑자기 상의와 하의를 벗더니 속옷 차림으로 발표 자리에 섰다.

그녀가 옷을 벗은 이유는 이렇다.

코넬대학 신문인 ‘코넬 데일리 선’에 따르면, 담당 교수인 레베카 매거(Maggor)는 논문 발표 전 사전 모임에서 채씨의 옷차림을 지적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짧은 데님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매거 교수는 그에게 “(발표 자리에서) 그런 옷을 입으려 하나? 반바지가 너무 짧다”며 “그런 옷이 남자들이 발표 내용보다 네 몸에 시선을 두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에 채씨는 당황하며 “누가 보기에 편안하라고 옷차림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학생들 역시 채씨의 편을 들며 교수가 부적절한 언급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외국 유학생은 “적절하게 옷을 입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며 교수 편을 들었고, 채씨는 그 학생에게 “그래서 내가 도덕적으로 너를 불쾌하게 하고 있나?”고 따졌다고.

결국 채씨는 정식 논문 발표 자리에서 겉옷을 벗는 퍼포먼스를 했다. 게다가 그는 이 모습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까지 했다. 그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도 라이브 영상을 봤다”고 전했다.

이런 퍼포먼스가 논란이 되자, 매거 교수는 매체를 통해”난 내 학생들에게 무얼 입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뭐가 ‘적절한 복장’인지 규정하지도 않는다”며 “난 그저 스스로 잘 생각해보고 결정을 잘 내리도록 부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당시 자리에 있었던 학생들은 매거 교수가 공식적인 발표 자리에서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표현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거 교수는 거듭해 사과했으며 “여성의 짧은 반바지가 많은 문화적, 정치적 힘을 지우고 있다”는 걸 인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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