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안에 개봉한 영화 중 역대급으로 무서운 영화

2018년 6월 21일   정 용재 에디터

난 영화 ‘곤지암’이 별로였다.

영화 ‘곤지암’을 별로라고 생각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공포영환데 무섭지 않았으니까. 무서운 공간에서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일어났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공포영화가 관객에게 무서움을 주는 방법은 대부분 비슷하다. 조용한 공간에서 어떤 소리가 나거나, 가만히 있던 무언가가 갑자기 달려든다거나, 컷이 바뀌는 순간 아무데도 없었던 무언가가 어딘가에 서있는다거나. ‘곤지암’은 그동안 많이 쓰였던 저런 공포영화 공식들을 전부 다 가져다 쓴 영화였다. 지루할 수 밖에.

그런데 ‘유전’은 조금 다르다. 이 영화는 ‘공포’라는 장르를 달고 있지만 그동안 공개된 공포영화의 공식들을 전혀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나뉜다.

“자칭 공포영화 마니아라는 것들이 이거보고 무서움을 느끼는게 말이 안됨, 진짜 딱 한번 놀라고 긴장만하다가 끝나네” – boom****
“수작에 들어갈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함” – kohp****

‘유전’의 줄거리는 이렇다.

‘애니’는 일주일 전 돌아가신 엄마의 유령이 집에 나타나는 것을 느낀다. 애니가 엄마와 닮았다며 접근한 수상한 이웃 ‘조안’을 통해 엄마의 비밀을 발견하고, 자신이 엄마와 똑같은 일을 저질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애니의 엄마로부터 시작돼 아들 ‘피터’와 딸 ’찰리’에게까지 이어진 저주의 실체가 정체를 드러내는데…

 

영화 ‘유전’을 연출한 아리 애스터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난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대신 어둠 속에서 가만히 서서 날 바라보는 것에 겁을 먹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말 ‘유전’은 그런 공포영화다. 아무것도 튀어나오지 않지만 점점 쌓여가는 불안과 정신분열의 기운이 점점 주인공의 집을 휘감는다. 깜짝 놀라고 휘발되는 종류의 공포가 아니기 때문에, 난 이 영화가 끝나고도 잠시 불안과 긴장 속에 잠겨 있어야 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관객들은 이 영화가 엔딩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쌓아왔는지 알게 된다. 영화의 아주 초반, 미니어쳐 방을 보여주던 카메라부터, 미니어쳐 방이 실제 방이 되고 그곳에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순간. 그리고 피터의 수업시간에서 헤라클레스의 비참한 최후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 신의 저주를 풀기 위해 자신의 딸을 희생시키는 아가멤논의 이야기를 전하는 순간. 감독은 이 가족의 결말을 이미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언급해야 할 것은 ‘애니’를 연기한 토니 콜렛의 연기력이다. 토니 콜렛은 정체 모를 불안감과 공포에 사로잡힌 애니의 심리상태를 완벽하게 표현하며 “토니 콜렛의 미친 연기”, “공포머신 토니 콜렛의 놀라운 열연” 등 극찬을 받았다.

– 유전 (Hereditary, 2018)
장르 : 미스터리 공포
러닝 타임 :127분
감독 : 아리 에스터
출연 : 토니 콜렛, 밀리 샤피로, 가브리엘 번, 알렉스 울프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영화 ‘유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