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이 ‘출연 거절’하고 땅을 치고 후회했다는 영화

2018년 6월 25일   정 용재 에디터

지금까지도 두고 두고 회자되는 한국 멜로의 명작 ‘8월의 크리스마스’.

늙은 아버지를 모시며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진사 한석규와 어느 날 갑자기 그의 앞에 나타난 생기발랄한 주차단속요원 심은하의 풋풋하면서도 애틋한 사랑을 그린 영화다.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찰떡 연기력이 돋보이는 영화였는데…

알고 보니 한석규가 연기한 정원 역을 거절한 배우가 있었다고.

바로 배우 정우성이었다.

정우성은 과거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언급했다.

이날 정우성은 “’8월의 크리스마스’ 출연 거절을 한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한다”고 말문을 뗐다.

정우성은 “‘비트’ 끝나고 한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글 하나하나가 아름다웠다”라며 “하지만 역할이 내 실제 나이보다 많은 인물이어서 감독님께 거절하면서 ‘영화 잘 만들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정우성은 “만약 내가 ‘8월의 크리스마스’에 출연했다면 아마 작품이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지난 1998년 개봉된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멜로 영화다.

당시 ‘8월의 크리스마스’는 청룡영화상 대상을 수상하며 인기와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 받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여주인공 역으로 물망에 오른 여배우 역시 본래 심은하가 아니었다고 한다.

“원래 ‘8월의 크리스마스’는 내 작품이었다. 공개오디션에서 여주인공 역할을 따냈다. 캐릭터가 주차단속요원이라 유니폼까지 맞춰놓고 첫 촬영을 기다렸다. 상대역으로 거론됐던 배우는 정우성이었다. 그런데 별안간 영화사에서 전화를 걸어와 ‘주연배우가 바뀌었다’고 통보를 했다. 알고 보니 당시 ‘대세’였던 한석규 선배의 출연이 확정되면서 여주인공도 심은하 선배로 바뀌었던 것” – 배우 최강희

심은하가 맡은 다림 역의 주인공은 원래 최강희였다고.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최강희는 심은하-한석규의 케미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속상한 마음이 컸는데 영화를 본후 그런 마음이 씻은듯이 사라졌다. 스크린속 심은하 선배를 통해 ‘저런게 아름다움이고 제대로 된 연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원래 심은하 선배의 열렬한 팬이기도 했지만 그 영화 속에서의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내가 그 역할을 연기했다면 다른 분위기가 됐을 것”

두 배우의 호흡에 따라 정우성-최강희에서 한석규-심은하로 캐스팅이 변경된 것. 또한 이때의 캐스팅 불발 이후 최강희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조감독을 하시던 분이 ‘인어공주’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박흥식 감독이다. 박감독님이 캐스팅이 불발됐다고 알려주면서 ‘주인공 역할에 캐스팅됐던 사람은 꼭 다시 주연을 맡을수 있다’며 위로해줬다. 그 이후 박감독님이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를 연출할 때 고맙게도 나를 주인공으로 불러주셨다”

배우에게도 ‘운명적 작품’이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한석규-심은하가 아닌 다른 배우들의 ‘8월의 크리스마스’를 상상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한편, 정우성은 이후에도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감독과의 만남을 꿈꿨다고 한다.

이후 ‘봄날의 간다’때도 캐스팅 직전까지 갔지만 결국 불발했다. 영화 ‘봄날은 간다’는 유지태-이영애가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2009년 정우성은 허진호 감독의 5번째 멜로영화 ‘호우시절’에서 동하 역으로 허 감독과 만나게 되었다고. (!!!)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 =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호우시절’, MBC ‘무릎팍도사’, SBS ‘달콤한 나의 도시’ 및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