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게임기 사려고 ‘3년간 모은 용돈’으로 달걀 산 이유

2021년 11월 12일   SNS이슈팀 에디터

PC방 가기와 군것질을 끊고 달걀 기부 약속을 지킨 기특한 9살 초등학생의 일화가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사는 육지승 군은 지난 8일 칠곡군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뇌병변을 앓고 있는 중증장애인인 칠곡군청 이경국(33) 주무관 이름으로 달걀 50판을 기부했다. 기부 달걀은 육군이 용돈을 모은 돈으로 산 것이다.

9살 초등학생이 이처럼 달걀을 기부한 이유는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육군은 당시 100원·500원·1000원씩 수년간 모은 저금통을 깨 어려운 이웃에게 ‘달걀 나눔’을 했다. 이 돈은 50만원 상당의 디지털 게임기를 사려고 모은 것이었다.

육군은 게임기를 사기 직전 아버지를 통해 홀몸 어르신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힘들어하는 이웃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육군은 “게임기 말고 달걀을 사서 이웃에게 전하고 싶다”며 저금통을 헐어 아버지에게 건넸다.

달걀을 선택한 이유로는 영양가가 높아 이웃의 건강을 지켜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육군의 이 같은 선행은 달걀 나눔 이야기는 동네 주민 입을 통해 경북 칠곡군에 퍼져 나갔다.

그러자 지체 장애가 있지만, 평소에도 이웃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칠곡군청 이경국 주무관이 “초등학생의 결단에 감동했다. 그 게임기를 대신 구매해 선물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울 대한양계협회에서도 육군에게 용돈과 상장을 주고, 초등학생의 달걀 나눔에 동참했다.

이에 “나눔의 나비효과”라며 칠곡군도 달걀 나눔 확산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선행으로 게임기까지 선물 받은 육군은 이 주무관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게임기 금액만큼을 다시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달걀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육군은 기부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저축을 했다. 평소 군것질을 위해 자주 찾던 편의점도 가지 않았다.

용돈을 쓰게 만드는 문구점과 좋아하던 온라인 게임을 위해 친구들과 즐겨 찾던 PC방에도 발길을 끊었다.

추석 때는 할머니 댁과 자주 찾지 않던 친척 집을 돌면서 용돈을 받아 한푼 두푼 저축했다.

육군의 가족도 용돈을 일주일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려주고, 편의점에서 육군이 즐겨 먹던 음식을 집에서 대신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40여만원을 모은 육군은 다시 이 주무관을 찾아가 달걀 기부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고, 칠곡군장애인복지관에 달걀이 전달됐다.

이 주무관은 “초등학교 3학년에 불과한 지승이가 정말로 약속을 지킬 줄 몰랐다”며 “지승이를 통해 독거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지승이의 선행을 통해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의 씨앗이 된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나눔이라는 선한 영향력이 더욱 퍼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