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제게 왜 메릴랜드 대학에 왔냐고 묻습니다. 전 항상 이렇게 대답합니다. 깨끗한 공기 때문이라고.”
미국 매릴랜드 주립대에 다니는 한 중국인 유학생의 연설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깨끗한 공기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이야기 해 현장에선 박수세례를 받았지만 중국에선 ‘매국노’라며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메릴랜드 주립대에서 심리학과 연극을 전공한 중국인 유학생 양슈핑은 지난 21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8분 동안 연설을 했다.
양씨는 “나는 중국의 도시에서 자랐다. 밖에 나갈 때마다 마스크를 써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병에 걸렸다”며 “그러나 공항을 벗어나 숨을 쉬면 자유롭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또 다른 종류의 깨끗한 공기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표현의 자유다.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는 당연시 돼선 안 된다. 그것은 깨끗한 공기처럼 싸워서 얻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해 의미를 더했다.
문제는 양씨의 연설 영상이 중국 소셜 미디어상에서 공유되면서 시작됐다. 영상이 업로드된 지 하루만에 5000만뷰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논란이 된 것이다.
한 누리꾼은 “중국은 당신 같은 매국노를 원하지 않는다. 계속 미국에 살면서 깨끗한 공기나 마셔라”라고 맹비난했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저런 연설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도 하지 않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양씨의 고향집 주소까지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되며 신변의 위협까지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많은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기름을 부었다. 양씨의 고향인 윈난(雲南)성의 쿤밍(昆明)시 정부는 22일 밤 소셜미디어 계정에 해당 연설 동영상을 올리고 “도시의 공기는 더욱 달콤하고 신선한 것 같다”는 메시지를 달았다.
중국인 유학생 연합회 CSSA의 메릴랜드 주립대 지부에서도 푸른 하늘이 담긴 중국 사진과 함께 “우리는 중국이 자랑스럽다”라는 동영상을 황급히 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양씨는 결국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나는 조국과 고향을 사랑하고, 조국의 번영과 발전에 긍지를 느낀다”며 “내가 외국에서 배운 것들로 조국에 기여를 하고싶다. 그 연설은 나의 유학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 뿐이고 내 조국과 고향을 부정하거나 얕잡아 볼 의도는 없었다. 깊이 사과하며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2017.05.25. / 뉴스1 ⓒ News1 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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