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오래된 ‘아이폰’ 일부러 속도 제한했다”

2017년 12월 21일   정 용재 에디터

애플이 구형 아이폰 모델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저하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지난 20일 애플은 공식 성명을 통해서 “우리의 목표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종합적인 성능과 최대한의 기기 수명 보장도 포함된다”며 “아이폰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배터리 잔량이 적거나 추운 곳에 있을 경우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예기치 못하게 아이폰이 꺼지는 현상을 초래한다”고 전했다.

애플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의도적인 속도저하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는데, 애플은 “아이폰 6, 아이폰6s 및 아이폰SE의 기기가 갑자기 종료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전력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이 업데이트는 iOS 11.2버전이 적용된 아이폰7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또한 애플은 “이런 속도지연 업데이트를 다른 제품에도 추가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폰이 의도적으로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은 20일 미국 IT 매체 ‘씨넷’과 영국 ‘더 가디언’ 등이 벤치마크 앱 긱벤치(Geekbench)가 수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인용해 보도하며 큰 논란이 됐다.

데이터를 분석한 긱벤치는 ‘아이폰의 퍼포먼스와 배터리 노후’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구형 아이폰일수록 성능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고, 그 이유는 배터리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긱벤치의 창업자인 존 풀은 “배터리 상태가 특정 지점을 지나 낮아질 때 애플이 성능을 제한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실험은 휴대폰이 느려지면 휴대폰을 교체해야겠다는 생각보다, 휴대폰이 느려졌으니 배터리를 교체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iOS 10.2와 iOS 10.2.1 사이의 벤치마크 결과값이 너무 큰 차이를 보인다”며 “애플이 신제품 판매를 위해서 일부러 구형 아이폰 속도를 늦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폰 배터리에 대한 애플의 공식 발표를 접한 더버지는 “애플이 새 아이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의도적인 속도지연을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모양새가 됐다”며 “애플과 소비자의 소통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에게 관련 사항을 미리 안내하고, 동의를 얻은 상태로 진행했으면 이렇게까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

테크크런치 역시 “실제 장치를 사용중인 사용자들과의 소통이 필요했다”면서 “애플의 메시징 전략의 실패”라고 평가했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연합뉴스, Geekbe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