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줌마 덕분입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서 1시간 만에 좋아요가 만개 넘은 글’이라는 제목의 사연이 게재돼 눈길을 끌었다.
동기들끼리 술을 마시다가 말이 나왔다.
“야, 근데 너는 군대 안 가냐?”
“군대? 가야지.”
나는 그리고 서둘러 잔을 들었다.
“야, 잔 비었다 잔.”
글쓴이 A씨는 “나는 군대를 안 간다. 못 간다고 쓸 수도 있는데, 그렇게 쓰기에는 군대를 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라고 글을 써 내려갔다.
이어 그는 “나는 가장이다. 엄마 아빠는 두 분 다 고아라고 했다. 보육원에서 같이 자라고 결혼했다고. 그리고 내가 열두 살 때, 두 분은 버스 사고로 돌아가셨다”라고 과거를 털어놨다.
부모를 잃은 아픔도 잠시, 가장이 된 그에게는 책임져야 할 일곱 살, 두 살짜리 동생들이 있었다. 학생의 신분으로서 공부도, 가장으로서 일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던 그.
다행스럽게도 학교와 정부의 도움으로 살림을 이어나갈 수 있었고, 적지만 한 달에 오만 원씩 저금도 했다.
A씨는 “사실 그것도 주인아줌마 명의였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아줌마가 나를 앉혀두고 ‘공부 열심히해서 좋은 대학을 가. 그래서 과외를 하렴. 어린 나이에 몸이 상하면 나중에 더 먹고살기 힘들다. 몸도 커서 다섯 평에서 자기도 힘들 텐데 돈 많이 벌어서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라’고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누구보다 주인집 아주머니의 조언에 큰 힘을 얻었던 A씨는 서울대학교에 붙게 됐고, 과외 아르바이트로 60만 원이라는 돈도 벌게 됐다.
A씨는 “우리 가족은 이사를 했다. 그리고 동생들과 며칠 전에 아줌마를 찾아갔다. 아줌마는 고생했다고 우리 등을 다독여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라며 “저 이제 졸업을 합니다 아줌마. 다 아줌마 덕분입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 감사의 표시로 글을 마무리해 훈훈함을 안겼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주위에 단 한 명이라도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미래가 달라진다는 게 사실..” “가슴이 찡한 글이네요” “읽고 울었어요. 글쓴이도 아주머니도 너무 멋지네요” 등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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