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한 글쓴이의 어머니가 난감해하지 않도록 배려한 어느 아이 엄마의 이야기가 누리꾼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희 가게에서 반찬 사갔던 아이 엄마가 이 글을 꼭 봤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 모 동네의 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 황금연휴였지만 A씨와 남편 둘 다 자영업을 하다 보니 쉬지 못하고 가게를 열었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쉬어 A씨 어머니가 가게에 나와 일을 도와주던 날이었다. 연휴였기에 동네 반찬가게는 별로 바쁘지 않았지만 한사코 도와주겠다며 어머니는 가게로 나왔다.
A씨의 어머니는 한 쪽 손이 없다. 10대 때 공장에서 일을 하다 왼쪽 손을 잃었다고 한다. 현재는 의수를 끼고 생활하고 있다.
오후 6시가 조금 넘었을까, 5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와 엄마가 가게로 들어섰다. A씨가 일찍 퇴근을 하기 위해 가게를 정리하느라 어머니가 계산을 맡았다. 그런데 갑자가 아이가 물었다. “할머니는 손이 왜 없어요?”
어머니는 장시간 의수에 고무장갑까지 끼고 있어 피부가 간지럽다며 장갑과 의수를 벗고 있던 상태였고, 아이의 물음에 당황하여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아이 질문을 들은 엄마가 “이 할머니는 음식을 너무 맛있게 잘 만들어서 천사님들이 손을 빌려간 거야. 외할아버지처럼 나중에 하늘나라게 가시면 빌려줬던 손도 돌려 받고 상도 받고 선물도 많이 받으실 거야. 그니까 할머니께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하자.”라고 대신 대답을 해주었다.
아이는 A씨 어머니에게 “할머니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배꼽인사를 하고 나갔다.
어머니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A씨에게 아이가 물어봤을 때 다쳤다고 하려다가 왜 다쳤냐고 물으면 자세히 얘기하기 뭐하고, 혹시 아이가 무서워하면 그 아이 엄마가 반찬가게에 다시는 안 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들면서 말이 안 나왔다고 전했다.
사실 A씨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몇 년 정도 일을 했을 때, 학생 몇몇이 A씨 어머니에게 팔병X이라느니 후크 선장 같다느니 하는 말을 서슴없이 한 적이 종종 있어 아이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고 눈치 보며 일을 해왔다고.
어머니는 집에 돌아와 기분 좋은 표정으로 아버지에게 오후에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전했다.
A씨는 “어제 그 아이엄마가 이 글을 본다면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라며 “어찌 보면 사소한 일 일수도 있지만 저희 엄마는 그 일로 아이처럼 웃으면서 좋아하셨거든요”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정말 멋진 엄마예요” “순간 그런 말이 나왔다는 건 평소에도 엄마가 아이에게 말을 예쁘게 한다는 거겠죠” “정말 아름답네요”라는 댓글을 달며 아이 엄마와 아이에게 칭찬의 글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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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인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