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신인이라고?…블랙핑크, 아직 ‘평가 유보’ 걸그룹

2016년 8월 9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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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제2의 투애니원(2NE1)’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을 정도로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7월 중 양현석 대표)

“투애니원과 다르게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것은 투애니원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다.” (8월 8일 블랙핑크 쇼케이스 현장. 양현석 대표)

대한민국 걸그룹 역사에서 이렇게 요란하게 등장한 걸그룹이 있을까. 수년 전부터 언론에 거론됐고, 멤버, 데뷔 날짜까지 그때그때 달랐다. 곡도 안 나왔는데 ‘괴물 신인’이라는 희한한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런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새 걸그룹 블랙핑크가 8일 데뷔 쇼케이스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쇼케이스와 함께 블랙핑크의 두 개의 타이틀곡 ‘붐바야(BOOMBAYAH’와 ‘휘파람(WHISTLE)’의 뮤직비디오도 공개됐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괴물 신인’ 운운하는 것은 너무 ‘설레발’이었다. 곡의 콘셉트는 투애니원을 떠올리게 했지만, 투애니원보다 강렬하지도 않았다. YG 내부에서 콘셉트를 제대로 확정하지 못한 채 나온 느낌이 강했다.

이는 앞서 인용한 양 대표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7월에는 투애니원이라는 느낌을 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에서 쇼케이스에서는 투애니원과 다르게 만들려고 따로 노력하지 않았다고 입장이 애매하게 바뀌었다. 투애니원의 음악이 갖는 독특함과 대중성을 놓치기에는 싫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걸그룹을 선보이면서 투애니원의 틀 안에 놓기는 싫은 모습이 고스란히 말에서 투영된 셈이다.

물론 블랙핑크가 보여준 음악을 일방향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간혹 음악적으로 ‘아니다’ 싶은 곡이 대중적으로 히트하는 경우도 있고, 잘 만들어도 마케팅 실패로 알려지지 않은 곡들도 많다. 블랙핑크의 곡들도 YG의 영향력이라면 어느 정도 화제와 성적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영향력의 과용’이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YG가 신인 걸그룹을 홍보하는 과정이나, 최근 행태는 대중의 기대치를 너무 올려놨고 블랙핑크와 그들의 곡이 평가받는 데 있어서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의 홍보 뉘앙스는 투애니원을 뛰어 넘는 자질에 외모가 더해진 특별한 걸그룹의 탄생이었기 때문이다.

블랙핑크는 뮤직비디오만 공개됐을 뿐, 아직 방송을 통해 제대로 무대를 보여주지 않았다. 때문에 이들은 최소한 한두 주는 더 봐야 하는, 평가를 유보해야 하는 걸그룹이다. 그 이후 충분히 이들의 평가할 수 있다. 걸그룹에 대한 평가가 곡만으로 이뤄지진 않기 때문이다. 포장이 득得)이 될지, 실(失)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