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힛 더 스테이지’, 아티스트를 위한 아티스트의 무대

2016년 8월 9일   정 용재 에디터

article_09145325252162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경쟁을 가리는 프로그램은 언제나 늘 말이 많다.

지난 3일 방송한 Mnet ‘힛더스테이지’에서 1위를 차지한 그룹 샤이니 태민의 우승 논란이 일어났다. ‘힛 더 스테이지’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뒤흔드는 케이팝(K-POP) 스타와 전문 댄스 크루가 한 팀이 되어 춤으로 한 판 붙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유명 그룹의 멤버들은 물론 춤으로 유명한 크루까지 출연해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데빌(Devil)이라는 주제로 댄스 경연이 치러졌다. 태민은 국내외에서 유명한 일본의 안무가 스가와라 코하루를 섭외해 호흡은 맞췄다.

내면의 악마 콘셉트를 잡은 두 사람은 특별한 무대 연출 없이 서늘하고 슬픈 음악에 맞춰 강렬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두 사람의 무대에 관객은 환호나 탄성도 하지 않은 채 무대에 집중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날 태민은 인피니트 호야의 득표 수 159표를 제치고 189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여기까지는 누가 봐도 수긍 가는 우승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방송이 끝난 뒤 누리꾼들은 태민의 우승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는 평을 내놨다.

그 이유는 이번 무대에서 태민이 춤과 함께 보였던 노래는 지난 7월 초 일본에서 발매한 ‘사요나라 히토리’와 같았기 때문이다. 한국어로 번안해 재녹음을 했긴 했지만 안무가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와 똑같았기에 잡음이 일수밖에 없었다.

기존 시청자가 생각하는 취지는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콘셉트에 맞는 음악을 선정하고 안무를 짜고 새로운 크루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태민의 경우 위 상황에 맞아떨어지게 진행한 출연자와 달리 안무를 익혀야 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뿐만 아니라 연습 기간이 타 가수들에 비해 많기 때문에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일 수밖에 없다.

‘힛 더 스테이지’는 포스터에서는 ‘정형화된 아이돌의 모습은 잊어라! 안무 구상, 선곡, 콘셉트까지 무대 전체를 디렉팅하는 아티스트로 새롭게 태어날 대한민국 K-POP 스타들 매주 주제에 맞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춤의 최강자를 뽑는 신개념 댄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웰 메이드 무대 탄생. 매주 역대급 레전드 무대 갱신’라는 포맷을 내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대 전체를 구성하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태민의 무대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태민은 룰을 어기지 않았다.

‘데빌’이라는 주제가 기존 본인이 보유하던 곡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을 뿐더러 새롭게 자신의 의견을 반영해 무대를 구성했다. 일본 유명 안무가를 섭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솔로로 구성하던 무대와 달리 새롭게 듀엣 무대를 연출했다. 무대는 태민이 혼자 무대를 펼칠 때보다 훨씬 더 흡입력 강했다. 묘한 분위기의 두 사람이 안무를 비롯해 미묘한 감정 연기까지 더해져 우승으로 이끌 수 있었다. 태민 혼자의 무대였다면 이뤄낼 수 없는 성과일지도 모른다. 제작진과 출연진 또한 어디에서도 ‘본인의 노래를 선택하면 안 된다’라는 룰을 제시한 적은 없다고 공정성 논란을 일축했다.

‘힛 더 스테이지’ 관계자는 “일단 출연진의 무대는 제작진이 짜는 게 아니라 아티스트들이 주체적으로 한다는 게 콘셉트다. 제작 쪽에서는 주제만 제시를 하고 무대 위에서의 선곡, 퍼포먼스 등 연출과 관련된 모든 것은 아티스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또 “이미 활동했던 곡이라는 것을 제작진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태민 씨는 물론 모든 아티스트 분들이 무대에 제약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타 출연진 역시 그것에 대해 불만은 없었다. 태민 씨는 그날 무대 콘셉트를 내면의 악마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그리고 무대에 올랐던 그 음악이 가장 적합했다고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앞으로 주제가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 주제에 맞게만 해석을 한다면 어떤 노래와 퍼포먼스든 상관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활동과 똑같은 노래와 퍼포먼스를 선택할 수 있지만 한 명이 하는 것과 두 명이 보여 줄 수 있는 것하고 다른 것 같다. 태민도 이번 무대에서 듀엣이 하는 걸로 새롭게 만든 걸로 알고 있다. 방송을 보시면 알겠지만 워낙 춤에서 한 가닥 하시는 분들이 나오다 보니 아티스트 분들이 춤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다. 아마 우리가 어떤 구체적인 사항을 제시하지 않아도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줄 것 같다”고 전했다.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