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제71주년 광복절에 불거진 그룹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의 전범기 논란은 많은 이들에게 씁쓸함을 남겼다. 그저 무지로 인한 실수라고 넘기기에는 너무나도 경솔한 행동이었다.
티파니는 지난 14일 오후와 15일 오전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일장기 이모티콘과 전범기(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도쿄 재팬(TOKYO JAPAN)’ 텍스트를 삽입한 이미지를 연속으로 게재했다. 이는 지난 13일과 14일 양일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SMTOWN LIVE TOUR V in JAPAN’ 콘서트를 끝낸 후 뒤풀이 자리에서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대중의 반응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티파니는 논란이 된 게시물을 삭제하고, 뜻 깊은 날 본인의 실수로 많은 분들에게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그럼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사과문에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적혀있지도 않았고, 이미 티파니를 향한 대중의 실망감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일부 팬들은 티파니가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했기 때문에 광복절의 의미를 모르고 한 실수였다고 그의 행동을 두둔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국내에서 활동했음에도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배경과 국경일이 가진 의미를 몰랐다는 건 심각한 문제가 있다.
연예인들의 전범기 논란은 과거부터 꾸준히 발생했다. 지난 2012년에는 그룹 빅뱅 탑과 걸스데이 혜리가 전범기가 그려진 의상을 입고 방송에 출연했으며, 이듬해에는 트러블메이커로 활동하던 장현승과 현아가 전범기 커플티를 입고 찍은 셀피를 공개해 구설에 올랐다.
이런 논란이 생길 때마다 해당 연예인들이나 소속사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역사 무지로 인한 실수였다” 등의 사과로 상황을 무마했다.
물론 이들이 일본 군국주의를 찬양하려는 목적을 갖고 전범기 의상을 입은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 상 더욱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매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됨에도 계속 이러한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연예인들 대부분에게 역사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부터 학교보다 연습실에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정상적인 교과과정을 밟지 못했고, 올바른 역사 가치관을 성립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해도 일본의 침략을 상징하는 전범기가 새겨진 옷을 입거나 이미지를 스스럼없이 SNS에 올리는 일은 실수로 무마할 수 없다. 특히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에 이러한 논란을 일으킨 티파니의 행동은 한국 팬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처사다.
일본 전범기는 독일 나치의 상징 하켄크로이츠(Hakenkreuz)와 똑같은 전범기일 뿐이다. 유럽에서 하켄크로이츠를 함부로 사용했다가는 형사 처분도 가능하다.
나치에 의해 많은 아픔을 겪었던 유럽 국가의 스타들이 SNS에 하켄크로이츠 이미지를 올리거나 문양이 그려진 옷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경우는 없다.
일제에 의해 크나큰 아픔을 겪었던 한국인이, 그것도 많은 이들의 동경을 받는 연예인의 전범기 논란은 국민들의 낯도 뜨겁게 만든다. 이런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들은 스스로 무지하다며 자기방어하기 보다 본인의 행동이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