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 변했다…가식을 덜어낸 솔직한 이야기

2016년 8월 16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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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다양한 이미지의 가면을 써야 하는 직업이 연예인이지만 비로소 그 가면을 벗었을 때 대중은 일종의 환호를 보낸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한 KBS2 ‘해피투게더3’에는 ‘끝까지 살아 남아라 예능행’이라는 주제로 걸그룹 멤버들이 출연해 각자 예능감을 뽐냈다.

이날 방송에서 주목을 끌었던 건 걸그룹 구구단 멤버 김세정이다. 김세정은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가족이야기까지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과거 Mnet ‘아이오아이’에 출연해 큰 인기를 모은 김세정은 단기간에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도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어린 시절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평소 그의 이미지는 물론 이날 방송에서 내내 내숭 없는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던 그의 고백에 다른 출연진까지 눈물을 보였다.

앞서 JTBC ‘최고의 사랑’에 출연한 김세정은 남모를 가정사를 고백했다.

이날 그는 부모님의 이혼 이야기를 털어놨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아빠와 연락을 안했지만 10년 만에 아빠를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를 만났을 때 사진 속 모습과 똑같았다. 아빠가 처음 봤을 때 ‘미안하다’라고 하시더라. 그 말이 듣기 싫었다. 아빠가 미안할 일이 아니었고, 우리가 못 살아왔던 것도 아니었다. 그때는 중학생 때여서, 민망한 마음에 빗을 긁다가 첫 대면이 끝났다”라며 “다음날 후폭풍이 왔다. 내가 지금 안 보면 아빠를 언제 볼지 모른다고 생각했고 빗만 보고 있던 내가 한심스러웠다. 마침 아빠가 여권을 잃어버려서 인도네시아로 가지 못했고 하루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다. 계속 아빠와 연락을 하고 지낸다”고 말했다.

평소 그의 이미지는 물론 이날 방송에서 내내 내숭 없는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던 그의 고백에 다른 출연진까지 눈물을 보였다. 시청자는 이런 그의 솔직한 모습에 더욱 애정의 손길을 내민다.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걸그룹 우주소녀 멤버 다영은 가볍게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언급했다.

이날 방송에서 다영은 “아버지가 빚을 많이 졌는데 그걸 엄마 이름으로 해놓고 서울로 가겠다고 해서 두 분이 지난 2006년도에 이혼했다”고 고백했다.

이후 “당시 빚이 12억인가 13억 정도 있었다. 4살 때부터 엄마와 아빠가 꼼장어 가게를 하셨는데 아빠가 없어지니까 혼자 하셔야 했다. 밤마다 엄마가 통장을 보며 우셨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또 “얼마 전에 엄마가 새로운 남자 친구를 만났다. 제주도에서 잘 살고 계신다”고 꽤 덤덤하게 가정사를 고백했다.

이에 대중은 솔직하고 당당한 신인 걸그룹 멤버의 모습에 감탄했다. 사실 밝고 쾌활하고 온실 속 화초에서 자란 이미지처럼 보이는 아이돌이 현실적인 고백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본인의 아픔을 누군가에게 꺼내놓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후 다영은 시청자의 반응이 뜨겁자 SNS를 통해 감사인사를 전하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걸그룹 AOA 크림 찬미는 부모님의 이혼 후 가장의 역할을 해야만 했던 이유를 털어놨다.

과거 방송한 MBC ‘위대한 유산’에서 찬미는 고향 구미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어머니를 돕는 초보 미용사로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찬미는 “일찍 돈을 벌고 싶었던 게 엄마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데 집도 없고 집주인 할아버지는 월세 주고, 엄마는 우리 학원비 주면 모을 돈도 없다”고 말하며 효심을 드러냈다.

아이유는 과거 자신의 집안 형편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아이유는 과거 방송한 KBS2 ‘승승장구’에 출연해 초등학교 때까지는 유복하게 살았지만 엄마가 주변 사람을 돕기 위해 빚보증을 잘 못 섰고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이유는 이 당시 처음으로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모습도 보고 집에 빨간 딱지가 붙은 것도 봤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고 부모님 사이도 나빠졌다고 전했다. 이후 아이유는 단칸방에서 살기도 했고 할머니와 동생, 사촌언니들과 함께 따로 살았다.

당시 단칸방에 바퀴벌레가 너무 많아서 지금도 바퀴벌레를 손으로 때려잡을 수 있을 정도라고 농담까지 섞어가며 아픈 과거를 언급했다. 아이유는 이 때 엄마에 대한 원망의 마음도 컸다고 남모를 아픔까지 전했다.

과거 회사의 안 좋은 사정으로 인해 홀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소녀가장처럼 열심히 일 하는 모습을 보인 그룹 등이 있었지만 이렇게 개인사를 속 시원하게 털어놓은 이는 별로 없었다.

대중은 이들의 고백에 긍정적인 혹은 응원의 반응을 보인다. 단순히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이들을 동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그들에게서 좋은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