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SBS 예능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장수프로그램이었던 ‘스타킹’이 폐지되고 ‘오 마이 베이비’, ‘보컬 전쟁-신의 목소리’, ‘동상이몽’ 등도 마찬가지로 폐지 소식을 전했다.
대신 ‘꽃놀이패’, ‘미운우리새끼’, ‘맨 인 블랙박스’ 등 파일럿으로 시험 무대에 올랐던 프로그램을 정규방송으로 편성했다.
이들과 같이 경쟁했던 ‘디스코’, ‘인생게임-상속자’, ‘신의 직장’ 등이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시청률과 화제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정규 편성에 실패했다.
프로그램 내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백종원의 3대천왕’은 기존에 ‘먹요정’으로 활동하던 하니가 하차하고, 기존의 맛집 프로그램 소개라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등 프로그램의 변화를 예고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도 SBS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드라마 타이즈와 리얼리티의 결합 예능 ‘씬 스틸러’는 대한민국 최고의 씬 스틸러 9인이 펼치는 예측불허의 리얼 연기 대결를 선보인다. 주연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대중의 시선을 강탈하는 배우를 지칭하는 씬 스틸러(Scene Stealer)라는 단어처럼 9인의 배우들의 활약과 ‘동엽신’으로 불리는 MC 신동엽의 만남이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지 기대된다.
이어 ‘정글맨’ 김병만과 ‘그런데 말입니다’ 김상중의 조합이 눈길을 끈다. 김병만과 김상중은 현재 극한의 조건에서 생존에 도전하는 프로그램 촬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정글의 법칙’에서 타고난 생존 기술과 도전 정신으로 그 진가를 인정받은 김병만과 ‘그것이 알고 싶다’로 10년 가까이 진중한 이미지를 쌓아온 김상중이 어떠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김상중 또한 해병대 출신으로 알려지며, 그가 섬나라 피지에서 선보일 바다수영 실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처럼 방송국에서는 프로그램의 실패에서 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파일럿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핀다. TV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나는 것은 일상다반사가 됐다. 제작비와 시청률 두 마리를 잡기 위한 예능국 PD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니즈가 큰데다가 트렌드도 빨리 변하고 있으며, 광고시장의 변화도 빠르다. 따라서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하려는 의식이 강해지며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증가하고 있다. 정규 편성 여부와 상관없이 방송국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시도를 해야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파일럿이 어떤 프로그램을 대체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실험적인 정신이 강하다”고 전했다.
이어 “단발성 파일럿이 의미가 없지 않나 이런 얘기도 하고 워낙 콘텐츠도 많고 채널도 많다보니까 요즘 유일하게 반응이 오는 게 명절이다. 명절에 방송국에서 새로운 프로그램 론칭을 시도해본다는 걸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명절은 사람들이 준비가 됐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명절은 가족들이 공간적으로 모여 있는데다 일 년 중에 몇 안 되는 날이어서 그런 진 몰라도 시청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의 주요 무대가 되는 명절인 한가위를 맞이해 SBS에서 준비한 두 가지 파일럿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 치열한 예능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